손덕기 “‘2만2000대 1’ 기적의 사나이, 진짜 기적은 이제부터입니다”

입력 2011-10-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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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덕기는 SBS ‘기적의 오디션’에서 우승한 신예. 시선장애라는 핸디캡 속에서도 우승의 영광을 안고 연기자의 길에 들어섰다.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트위터@binyfafa

■ 시선장애 딛고 ‘기적의 오디션’ 우승 손덕기

“1등요? 상금과 자동차를 받으면 실감할 것 같은데요? 하하하”

2만2000대 1의 치열한 경쟁률을 뚫었다. 배우 오디션 프로그램인 SBS ‘기적의 오디션’에서 우승한 손덕기(27). 그가 이제 아마추어의 꼬리표를 떼고 프로의 길에 정식으로 첫 발을 내딛는다.

운명을 갈랐던 14일 결승전을 끝내고 어느새 열흘 정도 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꿈인지 생시인지 잘 모르겠다”고 웃었다. 직접 마주하니까 무대에만 오르면 무섭게 변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는 천진난만한 스물일곱 살의 청년이다. “연기가 많이 부족하다는 걸 숙제로 안고 우승이라는 보상을 받은 것 같아요. 태어나서 가장 많은 전화를 받았어요. 만약 1등을 못했다면 마음이 많이 아프긴 했을 것 같아요.”

그는 솔직했다. 자신이 1등을 할 것 같다는 욕심도, 드림마스터인 이범수를 본인이 선택했다는 것도 꾸밈없이 말했다. “주희중, 이경규, 최유라와 톱4에 올랐을 때 가장 힘들었어요. 겉으로는 ‘네가 더 잘한다’고 말하면서 친절하고 좋은 척해도 속으로 항상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그런데 희중이 형이 먼저 ‘덕기야, 네가 우승한다면 내가 진짜 웃을 수 있을까’라고 속마음을 털어놓았죠. 제 마음도 그랬거든요.”

손덕기는 방송 내내 “순발력 좋다”라는 칭찬을 들어 이범수의 눈에 들었다. “곽경택 이미숙 김정은 김갑수 등 5명의 드림마스터들의 인터뷰 기사를 모두 찾아 읽었어요. 그런데 이범수 선생님의 연습하고 훈련하는 게 배우의 기본이라는 기사가 제 마음에 쏙 들더라고요.”

그는 다른 도전자에 비해 시선장애라는 핸디캡을 가지고 있었다. 어릴 적 뇌종양 제거 수술로 시신경에 이상이 생겨 한 곳에 시선을 집중할 수 없다. 그래서 이미숙은 “눈을 못 마주친다는 것은 상대 배우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처음 그 사실을 숨기고 오디션에 나섰는데, 카메라 감독님이 ‘야 너 시선이 이상해’라는 말을 듣고 ‘올 것이 왔구나’라고 생각했죠. 아무렇지 않은 척해도 그 말에 신경이 쓰여 집중을 할 수 없었어요. 그런데 이범수 선생님은 저를 만나 사적인 장소에서도 한 번도 눈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어요. 저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대해주시니까 정말 감사해요.”

손덕기는 ‘기적의 오디션’의 우승 상금 2억 원과 중형차를 부상으로 받는다. 그는 상금 수여식이 있는 28일만 기다리고 있다.

“가장 큰 부상인 SBS 드라마의 주연은 아직 확정된 것은 없고요. 자동차를 타면 그제야 우승했다는 실감을 할 것 같아요. 하하하. 그리고 상금은 ‘톱30’에 함께 오른 친구들에게 한턱 쓰고, 나머지는 집에다 갖다 드릴 거예요. 아버지의 빚을 갚는 데 모두 쓸 거예요.”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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