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을 깨운 ‘박경낭의 관록’

입력 2011-11-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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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선수들이 1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포인트를 올린 뒤 환호하고 있다. 장충체육관|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트위터 @k1isonecut

이정철 감독 부름 받고 은퇴 후 복귀
공수서 맹활약…GS 꺾고 선두 돌풍


눈에 잘 띄지는 않는다. 하지만 꼭 필요하다. 노장의 경험과 관록은 단순히 수치로 드러나는 공격 포인트와 다르다. 영향력이란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IBK기업은행의 공격수 박경낭(27)이 바로 그런 존재다. 1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경기에서 기업은행은 GS칼텍스를 세트스코어 3-1(25-19 24-26 25-20 25-22)로 꺾고 2승(1패)째를 신고, 선두로 뛰어올랐다.

외관상 용병 알레시아(38점)와 김희진(19점), 국가대표 소집 불응 논란을 빚은 박정아(16점)의 활약이 돋보였으나 묵묵히 감초 같은 역할을 해준 박경낭의 존재감은 더욱 컸다.

2009년 말까지 현대건설에서 뛰었던 박경낭은 은퇴를 선언한 뒤 한동안 코트에서 벗어나 있었지만 신생 팀 기업은행 지휘봉을 잡은 이정철 감독의 합류 요청을 받고 다시 코트에 섰다.

본래 포지션은 라이트였으나 알레시아가 오른쪽에 배치되면서 거의 레프트, 그것도 보조 멤버에 가깝게 포진한다. 남자부의 삼성화재 석진욱과 흡사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볼을 캐치하고 이동하며 수비까지 폭넓게 가담하는 플레이는 은퇴 선언 이전 전성기 못지않다는 평가. 수비를 확실히 커버할만한 국내 여자 공격수는 극히 드물다. 이날 박경낭은 서브 1회를 포함 2득점(공격성공률 10%)에 그쳤으나 보이는 것 이상을 해줬다.

현장을 찾은 한 배구인은 “어린 선수들이 많고 위기관리 능력이 부족한 기업은행에서 박경낭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단순한 점수로 환산할 수 없다”며 칭찬했다.

장충체육관|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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