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드림식스 선수들이 1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LIG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확정한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장충체육관 |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센터 보직 변환 김요한, 엔트리 제외
공수 구멍 숭숭…이경석 감독 한숨만
남자 프로배구 LIG손해보험이 이상하다. 상위권 팀들을 꾸준히 위협해온 ‘다크호스’ 위용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1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1∼2012 V리그 경기에서도 LIG손보는 서울 드림식스에 세트스코어 1-3(22-25 25-20 23-25 17-25)으로 패했다. 개막 이후 4연패.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 궁여지책마저 실패?
그간 LIG손보 이경석 감독은 공격적인 배구를 선호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주포였던 김요한을 센터로 바꾸며 그런 시선도 변했다.
그나마 기본적으로 얻을 수 있는 득점을 포기했다는 점에서 수비 지향적으로 변한 게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팀 성적 하락과 궤를 함께 한 김요한의 변신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다. 센터의 필수 요건인 속공이나 블로킹 센스가 떨어졌다.
이날 드림식스전에 김요한은 아예 엔트리에서 빠졌다. “허리가 좋지 않다”는 게 LIG손보가 내놓은 설명이지만 명쾌하진 못했다. 취재진 사이에선 “정말 몸이 아픈 건지, (센터 변신으로) 마음이 아픈 건지 모르겠다”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
한 원로 배구인은 “김요한을 차라리 수비 부담이 덜한 라이트로 옮겨주고, 용병 페피치의 역할을 바꿔주는 게 낫다”고 꼬집었다. 이 감독은 “김요한이 허리 치료를 받고 있다. 팀 공격이 약해 계속 센터 기용 여부는 차차 교정하며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레프트 복귀 뉘앙스였다.
● 불안한 세터
배구는 세터 놀음이라고 한다. 그러나 LIG손보의 주전 세터 황동일은 기대 이하다. 지금껏 드러난 플레이는 ‘역량 부족’에 가깝다. 이 감독은 줄곧 “공격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방도가 없다”고 푸념한다. 때론 황동일을 향해 “세터 게임에서 완패했다”고 직격탄을 날린다.
서브 리시브가 조금만 불안하거나 볼 궤적이 뚜렷하지 않으면 세터의 토스워크도 함께 흔들린다. 준비한 토스-스파이크 루트가 통하지 않고, 속공도 잘 이뤄지지 않는다. 상대 블로킹 벽을 향하는 볼만 잔뜩 늘어났으니 속수무책이다. 페피치-이경수 등 호화 공격진이 제 몫을 하지 못하는 건 당연하다.
이 감독은 “타이밍을 계속 주지시킨다. 많이 좋아졌다”고 했지만 표정은 밝지 못했다. 이래저래 고민만 깊어지는 LIG손보다.
장충체육관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