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이만수 감독이 3일 공식 취임했다. 이 감독(왼쪽)과 정만원 구단주대행이 ‘SK 제4대 사령탑’과 ‘V4’를 상징하는 오른손 네 손가락을 편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트위터 @k1isonecut
■ SK 제4대 감독으로 취임
선수 스스로 재미 느끼는 야구 해야
프런트와 소통 중시 등 ML식 운영
선수가 감독 눈치? 권위의식 버린다
이만수 신임 감독이 3일 SK T타워에서 SK의 제4대 감독으로 취임식을 가졌다. 정만원 구단주 대행이 직접 참석해 이 감독의 상징 숫자인 22번 유니폼을 입혀줬다. 정 구단주 대행은 이 감독과 승리를 상징하는 V자를 그리다가 손가락 4개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SK가 올해 이루지 못한 통산 4번째 우승을 내년에 꼭 이루자는 바람을 담은 것이다. 선수 스스로 재미 느끼는 야구 해야
프런트와 소통 중시 등 ML식 운영
선수가 감독 눈치? 권위의식 버린다
이 감독은 “명문구단 SK를 미국의 시카고 컵스·뉴욕 양키스, 일본의 요미우리 자이언츠처럼 되도록 노력하겠다. 또 스포테인먼트에 입각해 팬에게 감동을 주는 야구를 하겠다”고 포부를 말했다.
그 포부를 이루기 위한 방법론으로 이 감독은 펀(Fun)과 소통을 꼽았다. ‘펀’은 선수 스스로가 재미를 느끼는 야구라고 설명했다. “선수들이 야구가 천직이라고 심어주는 것이 목표다. 감독이, 코치가 강압적이지 않더라도 스스로 재미있어서 연습, 경기를 할 수 있어야 된다.”
이 감독은 ‘감독이 가벼워 보인다는 세간의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관해서도 “신경 안 쓴다. 선수와 같이 (팀을) 이끌어가는 것이 감독이다. 내가 제일 싫은 것이 선수가 감독 눈치를 보는 것이다. 왜 선수가 감독 눈치를 봐야 되나? 감독이 선수 눈치를 봐야지”라고도 언급했다. 이 감독은 “끝까지 지금처럼 하겠다. 나는 그냥 나다”라는 말로 대행 시절 보여줬던 탈권위적 스타일을 고수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또 이 감독은 선수단, 프런트와의 소통을 중시하는 구단을 이끌 생각도 드러냈다. “프런트와도 소통이 안 되면 장기적으로 명문 팀이 못 된다. 야구단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이 사장, 단장이니 팀의 부족한 부분을 잘 알 것이다. 의논해서 가겠다”고 말했다. 단장이 구단운영에서 힘을 지니는 메이저리그식 시스템을 염두에 둔 발언에 가깝다. 실제 이 감독은 FA나 이승엽 등 전력보강 여부에 관한 구체적 질문에는 “프런트와 상의하겠다”는 원론적 답변을 했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이제는 선수가 주인공이다. 나는 (2007년 팬티 퍼포먼스)한 번으로 만족한다. 팬들은 선수 구경하러 야구장을 찾는 것이지 감독, 코치를 보러는 안 온다. 필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허슬 플레이에 팬이 감동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화제성 이벤트는 지양하고, 경기력에 집중하겠으나 스포테인먼트에 관해서는 적극 협력하겠다는 생각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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