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 브레이크] 기성용 왜 쓰러졌나?

입력 2011-11-09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기성용. 스포츠동아DB

1년동안 500km 질주
살인적 강행군에 녹초

소속팀·대표팀 오가며 몸 지칠대로 지쳐
구토·어지럼증 호소…UAE전 제외키로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기성용(22·사진·셀틱)이 갑작스런 구토와 어지럼증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기성용은 11일(이하 한국시간) 두바이에서 벌어지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월드컵 3차 예선 4차전은 나서지 않는 것으로 잠정 결론났다.

기성용이 대표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컨 전력 손실이 불가피하지만 조광래 감독은 무리하게 출전시키지 않을 생각이다. 그러나 조 감독은 15일 레바논과 5차전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기성용이 회복돼 뛸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기성용은 한국에서 정밀검사를 받았는데, 특별한 이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성용은 빠르면 9일 퇴원할 예정이다. 기성용의 에이전트는 “큰 이상이 없다는 병원 소견을 협회에 전달했다. 조만간 (합류여부에 대해)이야기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기성용은 8일에도 몇 가지 검사를 추가로 받았다.


● 1년 동안 4140분, 500km 뛴 살인 일정

소속 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펄펄 날던 기성용이 갑작스레 이상이 온 건 최근 무리한 일정으로 몸을 혹사한 게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기성용의 일정은 가히 살인적이었다. 주말에는 정규리그, 주중에는 유로파리그나 리그 컵 등을 뛰며 3∼4일 간격으로 계속 그라운드를 누볐다. 기성용 정도 되는 주전 급 선수는 리그 컵은 쉬게 해 주는 게 일반적이지만 셀틱 닐 레넌 감독은 유독 중앙 미드필더만은 로테이션 시스템을 적용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기성용이 올 한 해 소화한 경기를 자세히 살펴보면 지칠만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성용은 작년 시즌 후반기인 2월6일 레인저스 전 이후 17경기를 뛰었다. 이 중 풀타임이 9번이었다. 올 시즌은 팀의 에이스 급으로 자리잡으면서 출전 시간이 더 늘었다.

7월24일 리그 개막 후 17경기를 소화했는데 풀타임이 14차례나 됐다. 여기에 A대표팀 일원으로 한국과 일본, 중동, 유럽 등을 돌며 뛴 A매치 19경기 중 11경기가 풀타임이었다.(A매치로 인정 안 된 폴란드 전 포함) 이를 모두 합치면 올 1년 동안 54경기에서 4140분을 소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드필더가 1경기에서 최소 10km 안팎을 뛴다고 봤을 때 산술적으로 따지면 기성용은 무려 500km 이상 뛴 셈이다.

더구나 기성용이 뛰는 스코틀랜드 리그는 거칠기로 유명하다.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했으니 피로가 더 많이 누적됐을 것으로 짐작된다.

대표팀 동료이자 평소 기성용과 가까운 중앙수비수 이정수(알 사드)는 “10월 UAE와 홈경기 때 성용이가 지쳐서 수비 가담을 제대로 못 하더라. 얼마나 힘들면 저럴까 싶었다. 성용이가 얼마나 많이 뛰는지 직접 보고 들었기 때문에 이번 소식을 듣고 안쓰러웠다”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