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밴드’ 브로큰발렌타인 “시나위와 신대철은 우리 음악의 뿌리“

입력 2011-11-14 14: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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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BV엔터테인먼트

“2008년에 ‘우리 우승해서 나중에 축하밴드로 오자’고 했었는데… 그때가 빨리 온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아까 리허설 하는데 ‘아시안비트 2011 인 서울’ 딱 보니까 울컥하더라구요.”
브로큰 발렌타인(Broken Valentine)의 정식 데뷔가 임박했다. 야마하뮤직 주최 ‘아시안비트 2008 홍콩’ 우승자이자 KBS 밴드서바이벌 ‘탑밴드’ 16강 진출자로서 초청된 브로큰 발렌타인을 ‘아시안비트 2011’ 공연장 아티스트 대기실에서 만났다.
“저희가 탑밴드에 출연하면서 아시안비트도 많이 알려져서 좋습니다. 경연에 참여한 게 아니니까 긴장은 덜한데 부담감이 더 크네요. 전 우승자로서 축하 무대를 잘 꾸며드리고 싶어요.”
한국은 2008년 처음으로 아시안비트에 참여했다. 당시 브로큰발렌타인은 ‘처녀출전’ 국가의 대표로서 단숨에 우승을 차지했다. 브로큰발렌타인 이후 한국은 이날 옥스(Aux)의 준우승으로 파란별-글루미몽키즈-옥스까지 3년 연속 2위를 기록했다.
“밴드들하고 인사하는데 2008년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더라구요. 인도 밴드가 무슨 팀이냐고 묻길래 ‘2008년 우승팀’이라고 답했더니 ‘오~예스!’하면서 고개를 꾸벅하더군요.”
하지만 이때의 우승은 이들에게 새로운 벽을 체험하는 계기이기도 했다. 베이스를 치는 리더 성환과 기타 변G의 어머니인 이은옥씨는 이날 기자와의 만남에서 “세계대회 1등을 해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며 당시의 실망감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성환이한테 중1때 생일선물로 아버지가 비틀즈 테이프를 사줬는데, 그때부터 애들이 음악에 빠졌어요. 그런데 우승하고 나서는 정말 음악을 괜히 시켰나 싶더라구요. 그래도 ‘탑밴드’ 이후로는 애들이 자신감도 많이 붙고, 힘을 많이 받는 것 같아 다행이죠.”

사진제공=야마하뮤직코리아

이제 브로큰발렌타인은 거리에서도 심심찮게 사인을 요청받을 만큼 유명해졌다. 하지만 아직 기획사는 그룹 이름을 딴 ‘BV엔터테인먼트’를 자체 운영중이다. 리더인 성환은 “앨범을 내려면 우리가 직접 하는 수밖에 없었다”며 “훗날 연륜이 쌓이면 밴드들만 속한 레이블을 한번 운영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탑밴드’ 출연 전부터 공들여 준비해온 정규앨범은 내년 봄에, 싱글앨범은 그에 앞서 올해 안에 낼 예정이다.
“싱글앨범에는 2-3곡 정도, 정규앨범에는 적게는 10곡에서 많게는 16곡 정도 수록할 생각이에요. 탑밴드 경연곡을 넣는 것은 아직 협의중입니다.”
최근 ‘번아웃하우스’, ‘게이트플라워즈’ 등 ‘탑밴드’ 출연 밴드들은 주로 시나위의 신대철 코치와 함께 작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궁연 코치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밴드들이 다들 신대철님만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브로큰발렌타인 역시 ‘신대철 바라기’임은 숨기지 않았다.
“신대철 선생님과 시나위는 저희 음악의 뿌리죠. 이번 참가 밴드들을 신 코치님이 많이 도와주고 계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도 언제든 기회가 된다면 신 코치님과 함께 하는 ‘영광의 시간’을 가져보고 싶습니다.”
한편 ‘탑밴드’ 당시 자신들의 코치를 맡았던 노브레인과도 여전히 막역하다. 이들은 “노브레인 코치님들과는 메신저에 아예 항상 같이 이야기하는 방을 열어둔다"며 "정말 마음터놓을 수 있는, 그 누구보다 신경을 많이 써주는 고마운 존재”라고 의지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브로큰발렌타인의 대표곡은 역시 2008년 ‘아시안비트’ 우승을 차지했던 ‘앤서 미(answer me)'. 이날 공연곡이기도 했다. 브로큰발렌타인은 “가장 소중했던 기억을 함께 한 노래, 우리가 가장 어려울 때 우리를 지탱했던 노래”라고 했다.
“사실 쓰는데 딱 5분 걸린 노래거든요. 정말 쉽게 썼어요. 곡이 무슨 영화나 만화처럼 막 쏟아져나오더라구요. 그런데 우리 밴드에게 맞게 최적화하는데는 6년 걸렸죠. 편곡이란 게 참 힘들어요.”
브로큰발렌타인은 ‘밴드음악은 어렵다’, ‘록이 최고다’ 등 기존의 편견에 대해서도 경계하는 말을 잊지 않았다.
“친구들이랑 PC방 가듯이 ‘야 요즘 스트레스 쌓이는데 밴드 공연 한번 갔다 오자’ 이렇게 편한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음악이란 결국 사람이 느끼는 감정의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거니까요. 20년 뒤에도 이대로 음악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행복하게 음악하는 많은 밴드들 중에, 저희가 맨 앞에 있었으면 좋겠네요.”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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