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tter Interview]윤석민 “9회말 2아웃 노히트노런? 최형우-추신수 만나기 싫은데…”

입력 2011-11-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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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KIA)이 트위터 인터뷰 주인공으로 선정되자, 그의 인기를 반영하듯 1000여개 이상의 질문이 이어졌다. “(연기자 김태희와의 결혼보다) 한국시리즈 우승이 더 좋다”는 그는 “메이저리그 선발 10승이 꿈”이라고 밝혔다. 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프로야구 최우수선수 시상식에서 MVP 트로피를 거머쥔 윤석민. 스포츠동아DB

윤석민(KIA)이 트위터 인터뷰 주인공으로 선정되자, 그의 인기를 반영하듯 1000여개 이상의 질문이 이어졌다. “(연기자 김태희와의 결혼보다) 한국시리즈 우승이 더 좋다”는 그는 “메이저리그 선발 10승이 꿈”이라고 밝혔다. 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프로야구 최우수선수 시상식에서 MVP 트로피를 거머쥔 윤석민. 스포츠동아DB

고교시절 평범했던 선수생활
프로무대 MVP 꿈도 못꿔

ML행 언제 될지 모르지만
맘껏 던져 10승 이상이 목표

포크볼·싱커 꼭 배우고 싶다


KIA 윤석민은 한국야구 국가대표 우완 에이스다. 언뜻 생각하면 매년 10승 이상을 올리며 다승왕을 다퉜을 것 같지만 프로 7년 동안 10승 이상은 올해를 포함해 2번 뿐이다.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았고, 고비 때마다 잔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팀을 위해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야 했고, 2007년에는 3.78의 준수한 방어율을 기록했지만 무려 18패를 기록하기도 했다. 고교 시절도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가능성 하나만을 믿은 KIA의 선택, 그리고 끝없는 노력으로 정상에 섰다. 그래서 지난 7일 MVP 수상은 윤석민에게 더 특별했다. 윤석민은 시상식 직후인 9일 일본 마무리훈련에 참가하는 바람에 단 한 건도 인터뷰를 하지 못했다. 그래서 트위터 인터뷰 공지 후 1000여개 이상 수많은 질문이 이어졌다. 인터뷰는 훈련 시간을 피해 전화로 진행됐다. 윤석민이 직접 선택한 친필 사인볼의 주인공은 @nature79, @aeri00, @donggu79 등 3명이다.


-처음에 야구를 시작할 때 지금처럼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 중 한 명, 시즌 MVP의 모습을 상상했나요?(@nature79)

“상상도 못했죠. 처음 야구를 시작할 때는 내가 프로선수가 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했어요. 고등학교 졸업하고 프로에 지명됐을 때는 1군 경기가 열리는 저 경기장의 푸른 잔디를 밟을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했어요. 대부분 학생 선수들에게는 프로에 입단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항상 1군 투수만 상상을 했어요.”


-고등학교 때 잠시 야수를 했다고 들었어요. 가끔 윤석민 선수가 배트를 들고 스윙연습을 하는 사진 뉴스도 보이던데, 계속 야수를 했으면 어땠을 것 같아요?(@aeri00-윤석민은 야탑고 1학년 때 최고 구속이 130km를 넘지 못하자 2학년 때 잠시 2루수로 전향했다)


“당연히 프로에 지명을 못 받았겠죠, 하하하. 대학은 어떻게든 갈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아마 졸업하고 프로 못가고, 그렇게 야구를 그만뒀을 것 같아요.”


-윤석민 선수 없는 프로야구는 생각하기도 싫지만 야구를 안했으면 무엇을 하고 있었을 거 같아요?(@twitt4Y)

“저도 상상을 못 해봤네요. 초등학교 때 처음 야구를 하면서 항상 제 꿈은 프로선수였기 때문에 다른 모습을 생각을 안 해봤어요. 질문을 들으면서 ‘아, 내가 만약 야구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 뭘 하고 있을까?’생각을 해봤는데, 어디서 아르바이트나 겨우 하고 있을 것 같아요. 저는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공부를 진짜 못했어요.(야구하느라 공부 못한 것 아니냐고 하자) 아니요. 야구 안하고 공부만 했어도 진짜 못했을 것 같아요, 하하하. 야구를 하고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9회말 2아웃! 노히트노런 상황에서 만나고 싶지 않은 타자가 있다면요? ㅎㅎ 그 이유도 가르쳐 주세요.(@tripleH0821)

“생각해보니까 그 순간이라면 만나기 싫은 타자가 참 많네요. 먼저 떠오른 이름은 삼성 (최)형우 형이에요. 올해 많이 맞았습니다(웃음). 그리고 추신수 선배도 그 순간만큼은 피하고 싶어요.”

KIA 타이거즈 윤석민. 스포츠동아DB

KIA 타이거즈 윤석민. 스포츠동아DB



-지금도 한국 투수 중에서 구질이 많기로 유명하지만, 이 구종도 배우고 싶다!실전에서 사용하고 싶다. 그런 공이 있다면?(@phosphor_0407)

“던질 줄 안다고 모두 실전에서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라서…. 저는 개인적으로 포크볼과 싱커를 실전에서 잘 던지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두 구종 모두 쓰임새가 굉장히 많은 공이라서 꼭 배우고 익히고 싶습니다.”


-윤석민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면 꼭 이루고 싶은 기록은 무엇인가요?(@94choi)

“언제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선발투수로 10승 이상을 꼭 하고 싶어요.”


-영어 공부는 아직도 열심히 하고 계시나요? 이제 용병선수들과 프리토킹도 가능하신지?(@DaYoung_94)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영어 공부는 딱 한 달하고 그만 뒀어요. 원정경기를 다녀야하고 선발 로테이션에 따라 스케줄이 달라지고 그러니까 도저히 시간을 못 맞추겠더라고요. 언젠가 다시 시작하고 싶어요.”


-해외 리그 진출을 위해 구종 추가, 구속 증가, 투구패턴 변화 등의 계획이 있나요? 있다면 어떤 방향으로?(@lockerroom) 메이저리그 선수 중 어떤 선수가 롤모델인가요? 닮고 싶은 인물은?(@choisa2)

“가장 중요한 것은 적응이라고 생각해요. 만약 미국에 가서 같은 팀 선수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면서 팀에 하나가 되면 제 실력을 맘껏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에요. 만약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면 스스로 바꿔야 할 부분은 열심히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빨리 적응해서 얼마나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느냐, 그 점이 첫 번째 숙제이자 가장 중요한 부분이겠죠. 그리고 솔직히 메이저리그 선수 중에서 딱히 좋아하는 선수는 없습니다.”


-류현진 선수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혹은 동시에 미국에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이네요. 같은 팀에 가고 싶은 생각은 있나요?(@donggu79)

“같은 선발투수이기 때문에 쉽지 않겠지만 만약 여건이 된다면 한 팀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죠. 현진이나 저나 개인적으로 서로에게 의지가 될 수 있고, 역시 적응이 가장 큰 문제잖아요. 서로에게 도움을 많이 줄 수 있겠죠.”


-처음 야구를 시작해서 지금까지 성장하면서 존경하는 혹은 꼭 닮고 싶었던 선수는 누구인가요?(@jjuhee8711)


“저는 학생 때 지금 LG에 계시는 박명환 선배님 팬이었습니다. 등판하는 날이면 거의 매일 잠실에 가서 응원도 했어요. 프로에 와서는 이대진 선배님을 가장 존경하고 따랐습니다. 처음에 룸메이트를 하면서 훈련에 임하는 진지한 모습, 엄격한 자기 관리 등을 보고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어렸을 때는 두산 팬이었다고 들었어요. KIA에 지명됐을 때 기분은 어땠는지.(@jjongai)

“두산 어린이 회원이었죠. 그래서 박명환 선수 팬이었고. 하지만 KIA에 입단하는 순간 두산은 적이 됐습니다. 프로선수잖아요. 당연히 유니폼을 입는 동시에 KIA 팬이자 선수가 됐어요.”


-한국시리즈 우승과 연기자 김태희 씨와의 결혼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참고로 나지완 선수는 지난번 트위터 인터뷰 때 한국시리즈 우승을 택했습니다만.(@DaYoung_94)


“하하하. 저 역시 한국시리즈 우승이죠. 당연히.”


-선수생활을 하면서 꼭 이루고 싶은 것과 나중에 어떤 투수로 기억되고 싶은지.(@j11n25)

“큰 부상 없이 오랜 시간 야구를 정말 열심히 하고 싶어요. 100승도 빨리 하고 싶고, 좋은 기록을 남기고 싶은 욕심도 있습니다. 프로선수에게 가장 큰 적은 부상입니다. 몸관리를 잘 해서 매년 1군 무대에 있고 싶어요.”


-야구선수로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와 가장 행복하다고 느꼈던 순간은 언제신가요? 그리고 10년 후는 어떤 모습일까요?(@hahahohohoho)

“야구 선수로 가장 행복했을 때는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이죠. 얼마 전 MVP가 됐을 때도 ‘아, 내가 이런 큰 무대에서 상을 받는구나. 그런 마음이 들면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10년 후요? 아직 생각 안 해봤는데, 꼭 야구를 계속 하고 있었으면 좋겠어요.(아직 젊다고 하자) 그 때 벌써 서른여섯이에요!(웃음)


● WHO 윤석민?


▲ 생년월일=1986년 7월 24일

▲ 출신교=구리초∼인창중∼야탑고

▲ 키·몸무게=184cm·85kg(우투우타)

▲ 프로데뷔=2005년 KIA 1차(전체 6순위)

▲ 2011년 성적=17승 5패 1세이브 방어율 2.45(투수 트리플 크라운 및 승률 1위)

▲ 2011년 연봉=1억9000만원

정리|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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