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탈출 ‘두목곰’ 김동주 “고작 2년 충격!”

입력 2011-11-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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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간판이던 김동주가 FA 시장에 나왔다. 우선협상기간 중 두산에 “서운함을 넘어 배신감까지 들었다”고 밝힌 그는 타 팀 이적까지 불사할 뜻을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동아DB

■ 김동주 FA시장에 나온 까닭

3년만 보장해주면 사인하려했는데…
14년간 두산맨, 서운함 넘어 배신감
2차례 우선협상 금액교환 없이 마침표
같은 조건이라면 타팀으로 떠날 수도


“서운을 넘어 충격이었습니다.”

김동주(35)의 목소리에는 실망감이 역력했다. “모든 것을 떠나 구단의 태도에 섭섭했다”는 게 그가 밝힌 프리에이전트(FA) 시장으로 나온 이유다.

김동주는 18일 원 소속구단인 두산과 2차 협상을 벌였지만 금액도 아닌 계약기간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만남을 끝냈다.

그는 21일 “한 팀에 오래 있었고 구단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었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의견차가 커 서운함을 떠나 배신감까지 들었다”고 심경을 전했다.

두산은 우선협상기간(10∼19일)에 그와 2차례 만나 협상을 벌였다. 구단은 2+1년을 제시했고 선수는 3+1년을 원했다. 그는 “유니폼을 바꿔 입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3년만 보장해주면 무조건 사인한다는 마음이었다”며 “비단 기간, 금액 문제가 아니었다. 나도 내 나이를 알고 프로는 성적으로 평가받는 것이다. 하지만 야구선수로서 내 스스로에게 자신이 있다. 게다가 14년 동안 한 팀에 몸담았는데 ‘내가 이 정도밖에 평가받지 못 하는구나, 구단이 나를 믿지 못 하는구나, 필요로 하지 않는구나’라는 느낌을 받아 서운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가 시장논리로 움직이는 것은 사실이나 나는 금액교환을 하지도 않았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된다. 선수는 팀이 나를 필요로 해준다는 것, 믿어준다는 것 자체에 의욕을 가지고 뛴다. 그런 부분에서 화가 났다”고 설명했다.

이 뿐만 아니다. “지금 같은 마음 상태로는 같은 조건이라면 타 팀의 오퍼가 오면 떠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은 두산을 향해 있었다. “언제나 나에게 최우선은 두산이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김진욱)감독님과 ‘함께 좋은 성적을 내자’고 약속했는데…”라며 친정팀에 애정을 드러냈다.

김동주의 거취는 요동치고 있는 FA시장의 핫이슈다. 일단 수요가 있다. 롯데가 이대호를 놓치면서 중심타자 영입이 시급하고, FA 3인방을 놓친 LG나 아직 움직이지 않고 있는 ‘큰 손’ KIA도 있다. 가장 지갑을 열 가능성이 높은 롯데는 “즉시전력감이지만 몸집이 워낙 커 부담이 된다. FA보다는 트레이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영입고려 대상인 것만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두산의 입장은 어떨까. 김승호 운영1팀 팀장은 “구단이 정한 (협상)기준은 명확하다”고 못박았지만 “(김)동주는 프랜차이즈 스타고 우리 팀에 필요한 선수임은 틀림없다. 돌아오길 기다린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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