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CHANEL A 공동보도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프로농구 동부의 강동희 감독이 5일 동아일보와 채널A의 공동인터뷰에 응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를 찾았다. 그는 부상 선수만없다면 지난해 KT가 세운 한 시즌 최다승(41승) 경신에 욕심을 내보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잘나가니까 더 불편하다”
동부는 5일 현재 18승 4패, 승률 0.818로 단연 선두다. 팀당 54경기를 치르는 전체 일정의 60% 정도가 남았지만 8할 승률은 대단한 기세다. 1997년 프로농구 출범 후 정규시즌을 8할대 승률로 마친 팀은 하나도 없었다. “요즘 같으면 감독 할 맛 나겠다”고 했더니 아니란다. “3, 4, 5위를 할 땐 지는 경기가 있어도 그런가 보다 했죠. 3위나 4위나 별 차이 없고요. 그런데 선두를 달리니까 쫓아갈 팀은 없고 쫓아오는 팀만 있으니 불안해지더라고요.”
“지난 시즌 KT가 세운 한 시즌 최다승(41승) 경신에 욕심이 생기지 않느냐”고 물어봤다. 그는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 자신하긴 이르지만 부상 선수가 안 생기면 한번 노려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내가 순둥이?”
강 감독은 웬만해선 화를 내지 않는다. 경기 중에 TV 화면에 잡히는 모습을 봐도 그렇다. “그렇게 순해서 선수들 장악이 되냐”고 물었다. 질문이 별로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인지 평소와는 달리 작심한 듯 얘기한다. “제가 순해 보여요? 다른 감독처럼 자주 열을 내지는 않아도 아니다 싶으면 뒤집어엎습니다.” 그는 “얼마 전엔 전반전이 끝난 뒤 라커룸에서 화이트보드를 때려 부수기 직전까지 갈 만큼 열을 받은 적도 있다”고 했다.
그는 자기 스타일에 대해 무색, 무취, 무미의 3무론을 폈다. “선수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없는 듯하지만 있어야 할 때는 꼭 있는 사람입니다. 없는 것 같지만 돌아보면 꼭 있는 그게 제 스타일이에요.” 이런 그의 스타일을 이제는 선수들도 다 알아 편하다고 한다.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알 건 다 아는 분위기가 동부의 강점이란 얘기다.
○ “감독의 역할은 많아야 30%”
동부는 올 시즌 패한 경기가 4번뿐이다. 강 감독은 4경기 모두 외곽 슛을 너무 많이 내준 데다 자신이 심판 판정에 화가 나 민감하게 반응한 경기였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그는 “열을 받으니까 경기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더라. 그러니 작전을 제대로 낼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감독이 잘한다고 꼭 이기는 건 아니지만 감독의 판단이 흐려지면 경기를 망치기는 쉽다는 얘기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프로농구 동부의 강동희 감독이 5일 첫 주인공으로 출연한 채널A의 스포츠투나잇 ‘이슈 앤 스타’는 매주 월요일 화제가 되는 스포츠 스타를 초대해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인터뷰 형식으로 풀어주는 코너다. ‘이슈 앤 스타’를 통해 만나고 싶은 스포츠 스타의 이름과 함께 묻고 싶은 내용을 e메일(sports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로 보내면 제작진이 검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