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선두 질주 동부 강동희 감독 “순둥이? 열 받으면 다 뒤집어엎어요”

입력 2011-12-06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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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CHANEL A 공동보도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프로농구 동부의 강동희 감독이 5일 동아일보와 채널A의 공동인터뷰에 응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를 찾았다. 그는 부상 선수만없다면 지난해 KT가 세운 한 시즌 최다승(41승) 경신에 욕심을 내보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프로농구 동부의 강동희 감독이 5일 동아일보와 채널A의 공동인터뷰에 응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를 찾았다. 그는 부상 선수만없다면 지난해 KT가 세운 한 시즌 최다승(41승) 경신에 욕심을 내보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5일 동아일보와 채널A의 공동인터뷰에 응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를 찾은 동부 강동희 감독(45)은 며칠 새 몸이 꽤 불어 있었다. 귀여운 꽃돼지처럼 볼살도 늘었다. “요즘 팀이 워낙 잘나가니까 마음이 편해서 살이 찌는 거 아닌가”라고 물었다. 그는 웃으면서 손사래를 쳤다. 그냥 “몸 관리를 못해 찐 살이다”라고 했다.

○ “잘나가니까 더 불편하다”

동부는 5일 현재 18승 4패, 승률 0.818로 단연 선두다. 팀당 54경기를 치르는 전체 일정의 60% 정도가 남았지만 8할 승률은 대단한 기세다. 1997년 프로농구 출범 후 정규시즌을 8할대 승률로 마친 팀은 하나도 없었다. “요즘 같으면 감독 할 맛 나겠다”고 했더니 아니란다. “3, 4, 5위를 할 땐 지는 경기가 있어도 그런가 보다 했죠. 3위나 4위나 별 차이 없고요. 그런데 선두를 달리니까 쫓아갈 팀은 없고 쫓아오는 팀만 있으니 불안해지더라고요.”

“지난 시즌 KT가 세운 한 시즌 최다승(41승) 경신에 욕심이 생기지 않느냐”고 물어봤다. 그는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 자신하긴 이르지만 부상 선수가 안 생기면 한번 노려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내가 순둥이?”

강 감독은 웬만해선 화를 내지 않는다. 경기 중에 TV 화면에 잡히는 모습을 봐도 그렇다. “그렇게 순해서 선수들 장악이 되냐”고 물었다. 질문이 별로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인지 평소와는 달리 작심한 듯 얘기한다. “제가 순해 보여요? 다른 감독처럼 자주 열을 내지는 않아도 아니다 싶으면 뒤집어엎습니다.” 그는 “얼마 전엔 전반전이 끝난 뒤 라커룸에서 화이트보드를 때려 부수기 직전까지 갈 만큼 열을 받은 적도 있다”고 했다.

그는 자기 스타일에 대해 무색, 무취, 무미의 3무론을 폈다. “선수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없는 듯하지만 있어야 할 때는 꼭 있는 사람입니다. 없는 것 같지만 돌아보면 꼭 있는 그게 제 스타일이에요.” 이런 그의 스타일을 이제는 선수들도 다 알아 편하다고 한다.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알 건 다 아는 분위기가 동부의 강점이란 얘기다.

○ “감독의 역할은 많아야 30%”

그는 “감독이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은 많아야 30% 정도다. 나머지는 선수들이 다 알아서 하는 것”이라며 겸손해했다. 감독은 지쳐 보이는 선수가 있으면 제때 바꿔주고 승부처에서 제때 작전타임을 부르고 하는 정도가 중요한 역할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런 것도 감독 3년 차인 그가 초보 사령탑일 때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더란다.

동부는 올 시즌 패한 경기가 4번뿐이다. 강 감독은 4경기 모두 외곽 슛을 너무 많이 내준 데다 자신이 심판 판정에 화가 나 민감하게 반응한 경기였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그는 “열을 받으니까 경기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더라. 그러니 작전을 제대로 낼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감독이 잘한다고 꼭 이기는 건 아니지만 감독의 판단이 흐려지면 경기를 망치기는 쉽다는 얘기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 채널A 스포츠투나잇 ‘이슈 앤 스타’는

프로농구 동부의 강동희 감독이 5일 첫 주인공으로 출연한 채널A의 스포츠투나잇 ‘이슈 앤 스타’는 매주 월요일 화제가 되는 스포츠 스타를 초대해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인터뷰 형식으로 풀어주는 코너다. ‘이슈 앤 스타’를 통해 만나고 싶은 스포츠 스타의 이름과 함께 묻고 싶은 내용을 e메일(sports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로 보내면 제작진이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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