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스포츠동아DB
몸상태·기량 객관적 평가로 연봉 산출
최악의 경우 한화서 못 뛸수 있다”
노재덕 단장 “김태균과 다른 기준 적용”
■ 칼자루 쥔 한화의 생각
“김태균이나 이승엽과는 분명히 기준이 다르다. 객관적으로 평가해 몸값을 산정하겠다.”
‘박찬호 특별법’이 통과됐다. 하지만 아직 ‘한화 박찬호’는 아니다. 입단 협상이라는 큰 산이 남았기 때문이다. 협상의 관건은 당연히 몸값이다. 한화 노재덕 단장은 13일 스포츠동아와의 통화에서 “박찬호의 내년 복귀를 위해 구단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결국 성사돼 기쁘다”면서 “14일에 회의를 열어 향후 협상 일정을 정하겠다. 몸상태나 기량을 면밀히 분석해 적정 연봉을 책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박찬호 몸값, 김태균·이승엽과 기준 다르다
한화의 생각은 분명하다. 김태균의 15억원은 물론이고 이승엽의 8억원(추가 옵션 3억원)도 어렵다는 것이다. 이유가 있다. 노 단장은 “김태균은 한화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그리고 확실하게 검증된 4번 타자다. 팀 융화력에서도 탁월한 면모를 보였기 때문에 믿음을 갖고 거액을 안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승엽 역시 다르지 않다. 역대 최고의 홈런타자로 꼽히는 데다 삼성이 일찌감치 영구 결번을 약속한 대구 지역 대표 스타다. 물론 박찬호에게도 특장점이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야구 위상을 떨쳤고, 한화의 연고지역인 공주가 고향이다. 하지만 국내무대 경험이 없고 나이도 많은 편이다. 노 단장은 “우리 프로야구 몸값 규모는 미국이나 일본에 한참 못 미친다. 이승엽도 일본에서 받던 몸값(약 22억원)보다 훨씬 적게 받고 복귀했다”면서 “박찬호는 이승엽보다 나이가 더 많다는 점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찬호는 올해 오릭스에서 옵션을 제외한 기본 연봉 120만달러(14억원)를 받았다.
● 한화 “박찬호도 돈에 연연하지는 않을 것”
‘박찬호 특별법’ 통과는 사실상 한화의 작품이다. 수장인 정승진 사장이 직접 나서서 박찬호를 위해 힘을 쏟았다. 노 단장이 “한화 구단이 박찬호의 국위선양에 대한 예우는 충분히 해준 것 같다. 그간의 성적과 명성을 당연히 인정해 주되, 이제 다른 선수들과 똑같은 기준으로 협상에 임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한 이유다. 박찬호와 돈 문제로 마찰이 계속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다면 “협상이 결렬되고 내년에 우리 팀에서 못 뛸 수도 있다”는 의미다.
정 사장도 스포츠동아와의 통화에서 “한화는 박찬호 선수가 한국 야구의 위상을 드높였다는 점을 높이 사서 내년 복귀를 추진했다”면서 “박찬호 선수의 자존심은 국위선양이지 돈이 아니다. 그 역시 연봉에 연연하면서 돈으로 자존심을 세우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가 ‘대승적인’ 차원에서 특별법 통과를 호소했듯, 박찬호도 ‘대승적인’ 태도로 협상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