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호 잡은 롯데, 이대호 안 아깝네∼

입력 2011-12-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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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미계약자 김동주를 제외하고, 유독 이적도 많고 대형계약도 속출했던 2011 FA시장이 막을 내렸다. 과연 각 구단의 손익계산서는 마이너스였을까, 플러스였을까? 정대현과 이승호를 모두 영입하며 허리를 강화한 롯데 양승호 감독. 스포츠동아DB

막 내린 FA 구단별 명암

화력 강한 롯데, 불펜보강으로 전력 UP


LG 이택근·조인성 등 3명 떠나 큰 타격
정대현·이승호 내보낸 SK도 상실감 커
큰손 KIA·삼성, 보강 없이 집안 단속만


빅리그행이 무산된 정대현(전 SK)이 전격적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으면서 2011년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사실상 마감됐다. 유일한 미계약자 김동주(전 두산)는 원소속팀 잔류가 확실하다. 양측 모두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어 협상도 서두르지 않고 있다. 내년 1월 15일까지만 도장을 찍으면 된다. 유난히 이적도 많고, 대형 계약도 속출했던 올 FA 시장의 명암은 어떻게 될까.


● 롯데, 이대호 놓치고 더 큰 것을 얻다

롯데는 역대 FA 중 최고 거물로 꼽히는 이대호를 잡기 위해 한국프로스포츠 사상 최고액인 4년간 총액 100억원을 베팅하고도 일본 오릭스에 뺏겼다. 100억원이란 상징적 금액을 제시하면서 간판 선수를 놓쳤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웠고, 더욱이 준비된 뭉칫돈으로 ‘작은’ 이승호에 이어 ‘투수 최대어’로 꼽혔던 정대현까지 손에 넣으면서 올 FA 시장의 승자가 됐다. ‘큰 손’ 역할을 하면서 투자에 인색하다는 그동안의 평가도 말끔히 씻어냈다. 이대호라는 핵심을 잃었지만, 워낙 공격력이 탄탄한 팀인데다 그간 약점으로 지목됐던 불펜을 확실히 보강하면서 좌완 에이스 장원준의 군입대 공백도 메울 수 있게 됐다. 선수 자원 확보 외에 구단 이미지 제고라는 무형의 소득도 챙긴 셈이다.




● 4명 중 3명 놓친 LG, 정말 패자일까?


롯데가 FA 시장 승자라면, LG는 표면적으로 ‘확실한 패자’다. 이택근(넥센) 조인성(SK) 송신영(한화) 등 세 명을 한꺼번에 잃었다. LG는 이들과의 우선 협상에서 나름의 잣대를 명확히 제시했고, ‘나갈 테면 나가라’는 식으로 나섰다. ‘쓸데없는 돈’을 낭비하던 기존 모습과는 달랐다. 세 명 이탈자 중 LG가 아쉽게 생각하는 건 송신영 뿐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LG는 정대현의 미국행이 불발될 가능성이 높아졌을 때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신임 김기태 감독의 ‘팀 체질개선’과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LG는 이번 FA 시장을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겠다는 뜻이 강했다. 이에 대한 평가는 내년 시즌의 성적에 달려있음은 물론이다.


● SK의 상실감

정대현의 롯데 입단 소식이 공식적으로 알려진 13일 오후, SK 관계자들은 패닉에 빠졌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큰 상실감을 느꼈다. 정대현을 잡겠다는 계획을 세우도고 뜻을 이루지 못했고, 이 과정에서 정대현에게 심리적 배신감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LG에서 조인성, 롯데에서 임경완을 영입하긴 했지만 SK는 불펜의 두 핵 정대현과 ‘작은’ 이승호를 롯데에 한꺼번에 빼앗기면서 전력적인 측면에서 유입된 힘보다 누출된 파워가 훨씬 크다는 평가도 받았다.


● 끝까지 침묵한 KIA와 삼성

새 사령탑 선동열 감독을 영입한 KIA는 이번 FA 시장에서 ‘완전한 방관자’였다. 소속선수의 FA 배출도 없었고, 더욱이 외부 영입도 없었다. 넉넉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기존 선수 육성’이란 선 감독의 지론대로 움직였다.

삼성 역시 원소속선수였던 세 명 FA와 계약만 체결한 채 외부 영입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삼성은 이승엽 입단이라는 외부 요인이 작용한 측면도 크지만, 아무튼 전통적인 ‘큰 손’으로 꼽혔던 삼성과 KIA의 침묵 속에서 유난히 고액계약과 이적이 활발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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