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 6개월 투구 연습…선동열 투구폼과 판박이

입력 2011-12-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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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기까지 6개월이 걸렸다.’ 연기자 양동근은 선동열 특유의 부드러우면서도 역동적인 투구폼을 따라하기 위해 6개월이나 연습을 했다. 그가 ‘퍼펙트게임’에서 보여준 이 모습은 그런 노력의 결과물이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1987년 최동원-선동열 15회 완투’ 실화 다룬 영화 ‘퍼펙트 게임’ 감상포인트

최동원 역 맡은 조승우도 하
루 100개씩 투구
선수 성명권 동의 얻어 실제상황 80% 일치
야구영화 흥행 부진 징크스 깰 감동이 가득


늘 극적인 소재에 목말라하던 충무로는 이렇게 흥미로운 이야기를 왜 24년이 지나서야 영화로 만들었을까.

22일 개봉하는 영화 ‘퍼펙트게임’(감독 박희곤·제작 밀리언스토리)은 ‘각본 없는 드라마’라는 스포츠의 명승부가 스크린에 제대로 담겼을 때 얼마나 큰 감동을 주는지를 잘 보여준다.

영화의 소재는 잘 알려진 대로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두 투수, 롯데의 최동원과 해태의 선동열이 1987년 5월16일 벌인 연장 15회 완투 경기다. 결과는 무승부.

● 최동원 vs 선동열, 조승우 vs 양동근

스포츠 영화는 얼마나 실감나게 표현하느냐가 관객의 몰입을 좌우한다. 그래서 연기자들은 스포츠 영화의 요청이 들어왔을 때 선뜻 응하질 못한다. ‘퍼펙트게임’이 주인공으로 조승우와 양동근을 확정했을 때 야구 팬들 사이에 우려가 제기된 배경도 이 때문이다.

동갑내기인 두 사람이 주연을 맡은 것은 출연을 먼저 결심한 조승우의 적극적인 설득이 있었다. 최동원을 맡기로 결심한 조승우는 상대역인 선동열의 적임자로 양동근을 떠올렸다. 사실 둘은 이전까지 특별한 인연이 없었다. 조승우가 양동근의 전화번호를 수소문해 직접 전화를 걸어 “함께 연기하자”고 여러 번 설득해 영화에 참여시켰다.

선수 시절 선동열(위사진 왼쪽)과 선동열 역할을 맡은 양동근, 선수 시절 최동원(아래사진 왼쪽)과 최동원 역할을 맡은 조승우(아래).



● 실화와 허구 사이

‘퍼펙트게임’은 박희곤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실제 상황과 약 80% 정도 일치한다.

1987년 당시 롯데와 해태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그대로 등장한다. 박희곤 감독은 “당시 뛴 선수들에게 성명권 사용 동의를 얻어 연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다. 실제와 다른 상황과 인물도 있다. 9회까지 승부가 나지 않아 연장으로 접어들 때 선동열이 찢어진 오른손 검지에 접착제를 발라 피부를 붙이는 모습은 영화를 위해 만든 장면. 실제 경기에서 투수가 손에 접착제 등을 바르는 건 규칙 위반이다. 패색이 짙은 해태에 홈런을 안기는 포수 박만식(마동석)이나 최동원의 고교시절 은사도 극적 긴장을 위해 첨가된 허구의 인물들이다.
● ‘야구영화 징크스’ 깨지나

2011년은 유난히 야구영화가 많았다. 1월 ‘글러브’, 10월에 ‘투혼’이 개봉했고, 외화로는 브래드 피트 주연의 ‘머니볼’이 개봉했다. 하지만 모두 흥행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한국에서는 야구영화가 어렵다’는 속설이 다시 반복된 결과.

이런 징크스를 ‘퍼펙트게임’은 깰 수 있을까. 실화가 주는 감동 외에 ‘퍼펙트 게임’의 매력은 우선 프로야구의 전설, 최동원, 선동열을 연기한 두 배우의 연기력. 여기에 조진웅 손병호 등 조연진의 호연도 눈길을 끈다. 최근 열린 시사회에서 만난 조승우는 “촬영하기 전부터 끝날 때까지 매일 백 개 이상의 공을 던졌다”며 “지금은 야구에 빠져 사회인 야구팀에 들어가 투수를 맡았다”고 했다. 양동근은 “야구를 잘 몰라 선동열 감독의 투구폼을 연습하는 데만 6개월이 걸렸다”고 쉽지 않은 촬영 과정을 돌이켰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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