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경완은 14년간 함께 했던 롯데와 작별하고 SK 유니폼을 입었다. SK는 정대현이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리자 임경완과 손을
잡았다. 그리고 정대현은 미국 진출을 포기하고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묘한 엇갈림. 그래서 올 겨울 임경완의 각오는 더
특별하다. 스포츠동아DB

임경완이 트위터 인터뷰에 참여해 질문을 보내준 팬 3명에게 선물할 친필 사인볼을 들고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 제공 | SK 와이번스
롯데 후배들 직구만 던져 달라 하는데
그럴 순 없지…나도 먹고 살아야지
SK 오니 박정권 최정 피해서 좋아
마무리보다 홀드왕 욕심나네
스포츠동아가 SK 셋업맨 임경완(36)의 트위터 인터뷰를 공지하자 SK팬들뿐 아니라 롯데팬들로부터 날아온 질문 비율은 거의 반반이었다. 프로 데뷔 이래 14년간 쭉 뛴 롯데를 떠나서 SK로 옮긴 임경완. SK가 핵심불펜 정대현, 이승호를 롯데에 빼앗겼기에 롯데에서 SK로 넘어온 임경완은 책임감을 더 실감한다. 질문을 남긴 팬들 중 임경완의 친필 사인볼(맥스스포츠 제공)을 받을 주인공은 @l_seafighter, @jbwsea, @Soys7이다.
- 먼저 임경완 선수는 팬들에게 항상 웃으면서 맞아주셨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내년 사직 마운드에 오르실 때 어떤 마음이 들 것 같으신가요? 그리고 롯데 타자 중 어느 선수가 가장 상대하기 어려우실 것 같나요?^^(@Rachan27)
“일단 마운드에 오르면 기분이 어색할 것 같기도 한데, 관중 분들이 어떻게 대해줄지 저 역시 궁금해요. 까다로운 것은 아무래도 내 볼을 많이 받아준 강민호 선수 아닐까요?”
- 이적생이 됐을 때의 첫 기분과 롯데 동료와의 마지막은 어떻게 보내셨는지 궁금합니다.(@M00Ntm)
“이적을 결정했을 때의 허전한 마음은 어느 선수나 다 똑같을 거예요. 롯데에서 오래 뛰어서 가슴 속에 깊이 남더라고요. 계약 후 롯데 선수들을 못 봐서 조금 아쉬워요. 그래도 ‘잘했다’, ‘축하한다’고 전화 와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 임경완 선수 질문이요∼. 1. SK에서 이만수 감독이 말해준 첫 마디는? 2. SK 와서 이제 한숨 놓은 타자를 꼽는다면? 3. SK에서 맡고 싶은 보직은? 또한 목표는?(@ljp3930)
“감독님께 인사를 드리니 ‘운동 스타일이 롯데랑 비슷하니까 조금만 쪼아주면 되겠다’고 하더니 ‘잘 왔다’고 악수해주셨어요. SK 상대로 내가 강했는데.(웃음) 박정권, 최정 그런 타자들과 같은 팀에서 뛰게 된 것도 있지만 SK가 수비를 너무 잘 하니까 너무 기뻐요. (정)우람이한테 우스개로 ‘홀드왕은 내가 하자’ 했는데.(웃음) 미들맨으로서 개인 최다게임 최다이닝으로 홀드왕을 해보고 싶어요. 마무리는? 사양해요.(웃음) 우리 팀 마무리 있잖아요. 엄정욱!(웃음).”
- 임경완 선수는 마운드에 오를 때 어떤 생각을 하며 마인드 컨트롤을 하시나요? 자신만의 노하우를 알려주세요.^^(@jbwsea)
“3년 전부터 마운드에 올라가면 중얼거리는 주문 같은 말이 있어요. 뒤로 돌아서서 우리 아들(정형이) 이름을 불러요. 아들 이름을 부른 뒤 던지면 마음이 편해져요. 아들이 응원해주는 기분도 들고요.”
- 임경완 선수의 롤 모델은 누구인가요?(@eunhye_1442)
“조웅천 코치님도 중간에서 워낙 잘 던진 분이고. 딱히 정해놓은 선수는 없는데 박동수 코치님, 노상수 코치님, (인하대 은사였던) 주성로 감독님도 옆으로 던지셨고요. 좋은 지도자 만나서 운이 좋았는데 올해는 조 코치님 밑에서 제대로 배우겠습니다.”
- 박경완 선수와 이름이 비슷하신데 둘이 친하시나요? 3명의 포수(박경완 정상호 조인성)에 대한 개인적인 느낌이 궁금합니다(@zcxm2, @coolth0628)
“그것 때문에 경완이 형이 스트레스 받았는지 주장 (박)정권이한테 이제 성까지 붙여서 부르라고 하더라고요.(웃음) 세 포수 다 같이 안 해봤잖아요. 개개인 장점이 다 있기에 누가 잘 맞고 보다는 장점에 잘 맞춰서 던지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 임경완 선수의 야구인생 중에 가장 기억 남는 한 장면은 무엇이 있나요?(@ghj6758)
“난 안 좋은 것밖에 기억이 없는데.(웃음) 2008년 한화전에서 수류탄 던진 거. 1루로 송구하려는데 관중석에다 던졌어요. 잊혀지지가 않아. 안 지워져.(웃음)”
- 임경완 선수는 사직 홈구장 성적이 안 좋던데(사직 방어율 4점대·원정 2점대 초반) 그 이유가 부산 팬들에 대한 부담 때문인가요? 내년부턴 롯데 팬들의 견제 야유 ‘마!’도 듣게 될 텐데 기분이 어떨 것 같으세요?(@l_seafighter)
“홈 에서 성적이 안 좋은 편이었는데요. 워낙 열성적이시니까. 부담감을 가진다고 해야 되나? 그런 점도 없다곤 못하겠어요. 원정에서 게임 할 때는 우리가 좀 못해도 야유가 없는데 홈에서는 선수가 위축이 될 때가 있어요. 같은 팀이라도 야유를 하니까. 사실 ‘마!’ 소리는 (롯데에도) 다 안 좋은 거 같아. 롯데팬 분들, 이제 제가 견제해도 ‘마!’ 하실 건가요?(웃음)”
- 내년 시즌부터 롯데 타선을 상대한다고 생각하면 어떨 것 같으십니까?(@l_seafighter)
“상 상하면 웃음이 나오기도 하는데 승부는 승부니까. 롯데가 타력이 좋으니까. 청백전 해봤지만 본 경기는 또 다르니까 잘 분석해서 해야죠. 후배들은 ‘직구만 던져주세요’ 하는데 그럴 순 없죠. 나도 새 팀에서 먹고 살아야지.(웃음)”
- 팀 내에서 누구랑 제일 친하세요? 혹시 함께 집 떠나온 조인성 선수?^^(@bananayoon)
“아무래도 또래끼리 빨리 친해져요. 조인성, 이호준 그리고 박진만. 어린 선수 중에선 송은범이 사직경기 때면 살갑게 해줘서 친해요. 빨리 다 친해져야죠. 특히 이승호 등 투수쪽이랑 빨리 친해지고 싶어요.”
- 홀드왕 임경완님 SK 불펜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만의 비법이 있나요?(@jungkyopark)
“중 간투수들이 살아남으려면 앞뒤로 잘 던져줘야 돼요. 보직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SK에서 중간으로 뛰면 제 앞뒤에서 던지는 투수가 잘해주면 내 성적도 좋지 않을까요. 물론 내가 잘해야 앞뒤도 다 살겠죠. 특히 홀드왕인 (정)우람이와 나의 성적은 서로 따라가는 것이라 생각해요.”
- 다른 투수에게서 제일 뺏고 싶은 능력은? 혹시 타자가 됐다면 지금쯤 어느 위치 정도 선수가 되어 있었을까요?(@Soys7)
“컨트롤 좋은 투수. 컨트롤만 된다면 스피드는 다 필요 없어!(웃음) 타자였다면 지금쯤 2군에 있지 않을까?(웃음) 공 맞추는 재주는 있다고 얘긴 들었는데 투수하기를 잘했다 생각해요. 타자했으면 FA 못했을 거야.”
- 가장 기억에 남는 팬은? 살 수 있는 시간이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면 제일 해보고 싶은 것은?(@Soys7)
“이 제 롯데 선수는 아니지만 고 임수혁 선수 돕기 고깃집 행사에 올해도 참석했어요. 그랬는데 거기 참석한 여성 팬들이 ‘왜 떠났냐?’고 우시고 그러니까 마음이 그렇더라고요. 부산 팬들은 잘하면 좋아하고, 못하면 욕하지만 어차피 롯데 선수들 좋아하셔서 그러는 것 아니까 다 좋고, 소중한 것 같아요. (마지막 하루만 있다면) 가족과 지낼 것 같아요. 슬프다.”
- 롯데에 있을 때부터 ‘친해지고 싶다’고 생각한 SK의 선수가 있나요?(@tracism05)
“사 실 SK가 다른 구단 사이에서는 적이 많은 편이었는데 막상 와보고 얘기 들어보니까 선수들이 전혀 그렇지 않아요. SK 온다는 얘기와 동시에 이호준 선수한테서 문자가 와서 ‘인천에 살 집 좀 알아놔라’고 농담도 했다니까요. (박)경완이 형은 워낙 잘하시는 분이니까 한번 같이 해보고 싶고. (정)상호도 그렇고. 다 친해지고 싶어요.”
● WHO 임경완?
▲ 생년월일 = 1975년 12월 28일
▲ 출신교 = 하단초∼경남중∼경남고∼인하대
▲ 키·몸무게 = 185cm·94kg(우투우타)
▲ 프로 입단 = 1998년 롯데 1차 지명·입단
▲ 2011년 연봉 = 1억500만원
▲ 2011년 성적 = 72경기 65.2이닝 4승3패18홀드 방어율 3.15
▲ 2011년 11월 20일 SK와 3년 총액 11억원에 FA 계약
정리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