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박정권이 주장으로서 2012시즌 명예회복을 벼른다. 일단 야구를 잘하기 위해 몸만들기부터 시작이다. 스포츠동아DB
“뒤집히면 뒤집을테니 걱정 마시라”‘
임작가’ 임경완 등 불안감부터 날려
카리스마+친화력…특유의 리더십
“야구 잘해 주장 말발 먹히도록 할 것”
롯데에서 FA로 이적한 셋업맨 임경완(36)은 최근 SK 선수들한테 깜짝 놀란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바라던 3년 계약에 입단 조건도 좋아서 기분이 좋지만 한편으로는 새 팀에서 잘 적응할까 부담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랬기에 최근 사석에서 SK 신임 주장 박정권(30)을 만났을 때, 후배임에도 “잘 부탁한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그러자 돌아온 박정권의 대답은 ‘시크’한 이미지에 걸맞게 간결했다. “걱정 마시라. 만약 임 선배가 던지다가 점수가 뒤집히면 우리 SK 타자들이 다시 뒤집어 줄 테니까 걱정 말고 던지시면 됩니다.” 한마디로 롯데 시절 들었던 소위 임작가, 임천사 같은 별명은 더 이상 SK에서 통용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바로 이렇게 철두철미하게 동료를 믿는 힘 덕분에 SK가 강하구나’라고 임경완이 새삼 실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바깥에서는 SK 전력이 예년보다 약해졌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지만, 정작 임경완이 “SK가 우승할 것 같다”고 기대하는 이유다.
신임 주장 박정권은 이렇게 카리스마를 앞세워 이적생들의 불안감부터 씻어주고 있다. 박정권은 김재현 박경완 이호준 등 전임 주장과 달리 최고참이 아니라 중간급에서 배출된 캡틴이다.
박정권은 “정근우, 조동화 같은 비슷한 또래 선수들의 도움을 받아서 주장직을 맡아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재현의 카리스마와 이호준의 친화력을 묶는 주장”이 목표다.
주장으로서 말발이 먹히려면 “무엇보다 야구를 잘해야 된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 “2011년처럼 야구하면 안 된다. 다시 저렇게 못할 수도 없다(122경기 타율 0.252 13홈런 53타점)”고 무심한 듯 단호하게 말한다.
정대현 이승호 등 핵심 불펜이 롯데로 떠났다. 고효준 등 군입대 예정 투수들도 적지 않다. 김광현 송은범 엄정욱 전병두 등 핵심 투수들은 재활로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박정권은 투수진 사정이 열악하다면 타자들이 공격력으로 풀어주면 된다는 자세다. 그 맨 앞에서 솔선수범 자신이 앞장서겠다는 의지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