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연봉협상 통큰지갑 열까

입력 2011-12-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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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후 단장 “첫 시즌 2위…연봉 인상으로 보상”

“큰 무리 없이 진행될 것이다.”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배어있었다. 롯데 배재후 단장은 19일, 주축 선수들과의 연봉 협상에서 ‘프리에이전트(FA) 후폭풍’이 예상되는 현실에 대해 “사상 최초로 팀이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는 등 팀 성적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상식선에서 (협상안을 들고) 선수들과 만날 것이다. 좋은 결과를 얻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봉 인상 요인이 큰 주축 선수들과의 계약에서 큰 잡음 없이 협상을 마칠 수 있다는 의미다.

롯데는 올 FA 시장에서 이대호를 잡기 위해 100억원을 베팅하고, 이대호의 잔류에 실패하자 준비자금을 돌려 SK ‘벌떼 불펜’의 두 핵인 정대현(4년·총액 36억원)과 ‘작은’ 이승호(4년·총액 24억원)를 데려왔다. 4년간 두 선수에게만 총액 60억원이 들어간다. SK에 지급해야하는 보상금액은 뺀 게 그렇다. 이대호에게 100억원을 베팅할 당시부터 알게 모르게 기존 선수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했다. 투타의 베테랑 FA였던 조성환과 임경완(SK 이적)이 예상 밖의 홀대를 받는 상황까지 벌어졌다고 판단하면서 선수들의 이런 느낌은 더욱 강해졌다. 현재 2군 선수들 위주로 연봉 협상이 별탈 없이 끝났지만, 연봉 인상 요인이 큰 1군 주축 선수들과의 협상은 이제 막 시작 단계다. 모 선수는 “구단이 FA만 대접하고, 기존 선수들의 기를 죽이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다른 선수도 “‘통 큰’ 지갑을 연 구단이 이번에는 선수들 입장을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배 단장은 사상 첫 정규시즌 2위 등을 언급하며 연봉 인상으로 보상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결국은 개별 선수들과의 접점을 어떻게 도출하느냐에 달려있다. ‘FA 후폭풍’ 없이 롯데가 연봉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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