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 스포츠동아DB
대표팀 내 판단대로 이끌지 의문이다
비겁한 사람 되기 싫어 감독직 수락
최강희 감독의 A대표팀 사령탑 선임 배경에 대해 대한축구협회 황보관 기술위원장은 21일 “협회 내에서도 바른 말을 할 수 있는 소신 있는 지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하루가 지난 22일, 그 이유가 명쾌하게 드러났다.
평소 할 말을 하던 전북 시절의 모습 그대로였다. 어느 때보다 많은 취재진 앞에 선 최 감독은 자신의 생각을 조금도 가감하지 않고 그대로 펼쳐냈다. 한 마디, 한 마디에서 뼈가 묻어나왔다. “외부에서 본 대표팀 감독은 절대적으로 외국인 감독이 필요할 것이란 생각이었다. 오늘부터 내가 감독이더라도 과연 내 판단대로 팀을 이끌지 의문이 드는 부분도 있다.” 어쩔 수 없이 수락한, 자신이 원해서 얻은 지휘봉이 아니었기에 가능한 표현이었다.
또한 대표팀 운영을 놓고 자칫 벌어질지 모를 협회 고위층에서의 지나친 간섭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기도 했다. “지금 이 순간도 외국인 감독이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내가 계속 회피하면 비겁한 사람이 될 수 있어 협회의 제의를 받아들였다”는 말에서도 마찬가지.
하이라이트는 계약기간을 언급할 때 나타났다. 협회는 최 감독의 선임을 발표하면서 2014브라질월드컵 본선에 오를 경우, 끝까지 갈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하지만 최 감독의 생각은 달랐고 또 확고했다. “어떤 식으로든, 어떻게 해서든지 반드시 월드컵 본선에 올려놓겠다. 이후에는 전북으로 다시 돌아가겠다. 이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계약을 안 한다. 절대 껄끄러운 문제가 아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