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강희 신임 감독이 22일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트위터 @k1isonecut
기자회견서 폭탄선언…그는 왜?
2013년 6월 최종예선까지만 감독할 것
이 조건 안 받아들여진다면 계약 포기
그 이후엔 고향팀 전북으로 컴백할 것
복귀조건 현대 고위층과 교감 나눈 듯
최강희 신임 대표팀 감독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깜짝 발언을 했다.
최 감독은 2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대표팀 사령탑 수락 공식기자회견에서 “대표팀과 계약기간은 2013년 6월까지다. 그 이후 전북으로 돌아가고 싶다. 구단에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그렇게 원했고, 계약 진행도 그렇게 해야 한다. 그 생각은 변함없다. 한국의 2014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을 꼭 이뤄내겠다. 한국 축구가 발전을 고려했을 때 (본선까지 팀을 맡기에는) 내가 여러 모로 부족하다고 생각 한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최종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오를 경우 최 감독에게 본선까지 지휘봉을 맡길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 감독이 이러한 뜻을 밝힘에 따라 협회는 다시 고민에 빠졌다.
● 구단 홈페이지 통해 전북 복귀 가능성 암시한 최 감독
최 감독은 21일 밤 전북 현대 구단 홈페이지에 직접 글을 남겼다. 최 감독은 전북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고하면서도 팀으로 돌아올 가능성을 암시했다.
그는 “다 표현은 못하지만 우리는 쿨하게 good bye가 아니라 so long입니다. 더 자세히 말 못하는 이 마음을 이해해주세요∼”라고 팬들에게 인사했다. ‘so long’은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는 작별 인사를 뜻하는 영어 표현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마친 뒤 거스 히딩크 감독이 한국을 떠나면서 이 말을 남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 감독은 하루 뒤인 22일 기자회견장에서 대표팀 감독으로 월드컵 최종예선까지 치른 뒤 전북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전날 글을 통해 다 하지 못한 이야기를 기자회견에서 어느 정도 공개한 것이다. 최 감독이 전북 구단 홈페이지에 직접 글을 올린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전북이 21일 오전 홈페이지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팀을 이끌 새로운 감독을 선임해 내년 시즌 다시 한번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전했다. 이 글은 자신과 구단이 이야기할 때의 사실과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된 최 감독은 직접 글을 써 팬들에게 복귀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 전북 모기업 고위층과의 교감 나눈 최 감독
최 감독의 발언은 매우 이례적이다.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감독들은 대부분 월드컵 본선까지 팀을 지휘하길 원한다. 하지만 최 감독은 최종예선까지만 책임지고 물러나고 싶다고 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최 감독은 전북 현대와 모기업 현대자동차의 고위관계자들과 사전 교감을 통해 복귀 가능성을 열어 둬 그런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최 감독은 전북 구단, 모기업 현대자동차 고위 관계자들과 상의를 거쳐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알고 있다. 최 감독이 ‘1년6개월 뒤 전북으로 돌아가겠다’고 공개적으로 말한 것은 사전에 이야기된 부분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전북 이철근 단장은 이와 관련, “최 감독이 대표팀 감독직 수락의사를 구단에 밝히면서 계약기간이 끝나면 돌아오고 싶다고 했다. 최 감독이 어려운 결정을 했고, 그런 의지를 갖고 있다고 해서 ‘잘 하고 다시 돌아오라’고 대답해줬다”며 일정 부분 인정했다. 아울러 ‘빠른 시일 내에 팀을 이끌 새로운 감독을 선임해 내년 시즌 다시 한번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홈페이지에 게재한 것과 관련, 이 단장은 “새 감독을 선임하겠다는 것은 새로운 인물을 뽑겠다는 의미가 아니었다. 최 감독의 뒤를 이어 팀을 책임질 적임자를 하루 빨리 결정하겠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전북은 이흥실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승격시켜 2012시즌을 준비할 계획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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