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우. 스포츠동아DB

김정우. 스포츠동아DB


올 이적시장 최대어였던 미드필더 김정우(29·사진)가 전북 현대 유니폼을 입게 된 데는 숨은 비화가 하나 있다.

전북은 김정우를 데려오기로 결정한 뒤 선수의 마음을 잡는 데 심혈을 쏟았다. 전북은 작년 겨울, 골키퍼 정성룡(수원) 영입 작전에서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정성룡은 전북이 아닌 수원을 원했다. 이적료나 연봉 등 아무리 조건이 좋아도 자유계약(FA) 선수 마음이 떠나면 아무 소용없다는 걸 절실히 깨달았다.

전북 차종복 스카우트와 김정우의 인연이 큰 역할을 했다. 김정우가 부평고 3학년 때 베트남에서 아시아학생선수권이 열렸다. 김정우는 처음에 뽑히지 못했다. 당시 군산제일고 감독이면서 대표팀 코치였던 차 스카우트가 김정우의 재 선발을 감독에게 적극 건의했다. 직속 제자도 아닌데 꼭 필요하다고 판단해 강하게 주장했다. 우여곡절 끝에 김정우는 최종 선발됐고, 이 때부터 차 스카우트와 돈독한 사제간의 정을 쌓았다.

사실 이번에 차 스카우트는 오해를 살까봐 김정우에게 일부러 전화 한 통 하지 않았다. 김정우도 따로 연락이 없었다. 그러나 이심전심이었다. 김정우는 ‘같은 조건이라면 차 스카우트가 있는 전북에서 뛰겠다’고 일찌감치 마음을 굳혔었다는 후문.

김정우가 전북행을 확정하고 전주로 내려왔던 5일, 차 스카우트는 제자에게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선생님에게 전화 한 번 안했냐”고 타박을 줬다. 그러자 김정우는 “선생님 제 마음 잘 아시잖아요”라며 애교를 부렸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