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해를 품은 달’이 방송 3회 만에 시청률 20%를 넘기며 안방극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제공|MBC
시청률 23% 고공행진…경쟁작 2배
아역 활약+팩션 사극 팬 증가 큰 몫
한가인 “주인공 안나왔는데…” 부담
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의 초반 기세가 거침이 없다.
‘해품달’은 11일 3회분이 23.2%(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화제를 모은 팩션 사극 KBS 2TV ‘공주의 남자’나 SBS ‘뿌리 깊은 나무’보다 훨씬 빠른 상승세다. 특히 3회 만에 거둔 23.2%는 ‘뿌리 깊은 나무’의 최고 시청률 25.4%와 2.2%포인트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해품달’의 강세는 방송관계자들도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다. 주인공인 한가인 김수현 등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같은 시간대 타사 드라마를 두 배 넘게 앞서는 결과에 제작진들도 놀라고 있다.
방송관계자들이 ‘해품달’의 초반 인기의 이유 중 가장 먼저 꼽는 것은 최근 드라마 트렌드인 ‘팩션사극’ 고정팬이 생겼다는 것이다. 드라마 평론가인 충남대 국문과 윤석진 교수는 “‘추노’, ‘성균관 스캔들’, ‘공주의 남자’, ‘뿌리 깊은 나무’ 등이 인기를 끌면서 팩션사극 고정 시청자가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기존 정통 사극의 거대담론 보다 팩션사극 특유의 로맨스, 스릴러, 판타지 등이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기 쉬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극 초반 인기를 좌우한다는 아역의 활약도 한 몫 했다. ‘해품달’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아역 분량 확대를 요구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아역 인기가 너무 뜨겁다 보니 오히려 다음 주부터 등장하는 주인공 연우 역의 한가인측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 소속사 제이원플러스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11일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생각보다 아역들이 너무 잘해 한가인이 연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KBS 2TV ‘난폭한 로맨스’, SBS ‘부탁해요 캡틴’ 등 같이 시작한 경쟁작이 예상 외로 부진해 반사효과를 보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본격 항공 드라마로 주목을 받은 ‘부탁해요, 캡틴’은 지진희와 구혜선의 연기력이 논란이 되고 있고, ‘난폭한 로맨스’도 ‘억지웃음’이라는 지적 속에 시청률이 하락하고 있다.
권재준 기자 stell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ella_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