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주영 트레이드’ 꼼수

경남 김주영. 스포츠동아DB.

이적료 7억원+α 서울과 계약직전 파기
하태균+현금 트레이드로 수원과 합의

서울 “바이아웃 조항 위반” 소송 불사
연맹서 중재키로…이르면 오늘 결론

서울행 원하는 그가 갑자기 수원 유니폼을 입는 까닭은?

K리그 라이벌 수원 삼성과 FC서울이 김주영(24·경남·사진) 영입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서울행이 유력했던 김주영은 경남과 수원의 합의에 따라 붉은색(서울)이 아닌 파란색(수원)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에 서울이 강력 반발해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중재까지 필요하게 됐다.

서울은 김주영 영입에 가장 먼저 뛰어들었다. 성사 직전까지 갔다. 서울은 경남과 김주영이 계약 당시 계약서에 명시한 바이아웃(7억원) 조항 이상의 이적료를 주겠다고 공문을 보냈다. 협상 과정에서 경남은 서울에 “이적료를 낮추고 선수를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서울은 “바이아웃 조항대로 계약을 진행 하겠다”며 선수를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로 인해 협상이 꼬이기 시작했다.

내부적으로 김주영을 이적시키로 결정한 경남은 수원과도 협상을 벌였다. 수원은 경남이 필요로 하는 선수 1명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경남이 원하는 카드와 부합됐다. 경남은 스트라이커 하태균을 원했고, 수원과 합의했다.

김주영을 놓칠 위기에 휩싸이자 서울은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며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서울 관계자는 “선수 본인이 서울행을 원하고 있고, 바이아웃 이상의 이적료를 제시했는데도 경남이 이를 거부하고 수원과 이적에 합의한 것이다. 경남의 결정에 문제가 있다. 법률적인 검토도 끝냈다”고 말했다.

김주영은 “서울행을 원한다”는 내용을 공식적으로 경남에 전달했고, 개인 소셜네트워크를 통해서도 ‘서울로 이적하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이와 관련해 수원은 “김주영 이적이 논의되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좀 더 조율해야 한다. 경남 쪽에서 하태균을 원했다. 서울도 김주영을 원했지만 마땅한 트레이드 카드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분쟁 조짐이 보이자 프로연맹이 중재자로 나설 예정이다.

연맹 관계자는 “김주영 이적과 관련한 내용을 모두 파악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지만 규정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사안이다. 16∼17일 쯤 유권해석을 내릴 예정이다”며 말을 아꼈다.

김주영 이적 건은 이제 구단의 손을 떠났다. 연맹이 어떤 해석을 내리느냐에 따라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아웃이란?

‘바이아웃’이란 구단과 선수가 합의한 이적료의 상한선을 뜻한다. 예를 들어 A구단 B선수가 구단과 계약할 때 ‘바이아웃’을 3억 원으로 정했다. B선수를 원하는 C구단은 바이아웃 이상의 이적료를 제시하면 A구단의 의사와 관계없이 영입할 수 있다. A구단은 바이아웃 조항에 따라 B선수가 C구단으로 이적하는데 동의해야 한다. 유럽 등 외국 클럽의 경우 바이아웃 이상의 금액을 제시한 구단이 있어도 선수가 이적을 거부하면 계약이 성사되지 않는다. 하지만 K리그 규정은 선수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