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 박지성 200경기 순간 “헤이 지성, 빨리 안들어가고 뭐 해?”

입력 2012-02-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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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보느라 코치 출전 사인 뒤늦게 확인
맨유, 첼시에 0-3 뒤지다 3-3 기적 무승부
5일(한국시간) 런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맨유와 첼시의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는 3-3 무승부로 끝났다.

맨유로서는 순탄치 않은 원정이었다. 요즘 런던은 갑작스런 폭설로 교통편이 거의 마비된 상태다. 전 세계의 관심을 끄는 승부인지라 팬들은 일찌감치 스타디움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분위기는 좋았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됐던 웨인 루니와 애슐리 영이 선발 명단에 올랐다.

홈 팀은 정반대였다. 첼시 주장인 존 테리가 인종차별 논란으로 잉글랜드대표팀 주장 완장을 박탈당했다. 스타디움에 비치된 매치데이 매거진에는 박지성이 크게 소개됐는데, ‘3개의 폐를 가진 코리안 최고 미드필더’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일단 박지성은 후보 명단에 오르며 킥오프를 지켜봤다.

시작부터 박빙이었다. 맨유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첼시 비야스-보아스 감독은 심판 판정 하나하나에 격한 반응을 보였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가 앉았다가를 반복했다.

퍼거슨 감독은 0-2가 되자 박지성에게 몸을 풀 것을 지시했다. 곧이어 다비드 루이스에 또 한 골을 얻어맞아 0-3이 됐다.

맨유의 반격은 그 때부터 시작됐다. 후반 13, 24분 루니가 연속으로 PK를 성공시켰고, 이어 치차리토의 짜릿한 동점 골을 터뜨렸다.

이 때 박지성은 재미있는 상황을 연출했다. 동료들의 놀라운 퍼포먼스를 지켜보다 출전을 준비하라는 코치진의 사인을 확인하지 못한 것이다. 코치들이 한참을 손짓 하고서야 박지성은 그라운드에 오를 수 있었다. 후반 39분, 박지성이 맨유 통산 200회 출전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짧은 시간이나마 박지성의 역할은 인상적이었고, 평균 이상의 플레이를 했다. 맨유는 주말 홈에서 있을 리버풀전 때 박지성을 위한 기념행사를 갖는다.

런던(영국) | 김신애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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