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석 기자의 여기는 담맘] 김보경, ‘포스트 박지성’ 한방에 입증!

입력 2012-02-07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홍명보호 구세주 떴다
박지성 대표팀 은퇴하며 후계자로 지명
사우디전 극적 동점골…해결사 닮은꼴
지난 해 초 박지성(31·맨유)이 태극마크를 반납한 뒤 한국축구는 ‘포스트 박지성’ 찾기에 나섰다.

많은 후보들이 거론된 가운데 박지성은 자신의 뒤를 이을 선수로 김보경(23·세레소 오사카)을 지목한 바 있다. 김보경은 박지성이 대표팀에서 맡았던 포지션(왼쪽 윙어)과 같다. 박지성처럼 대학을 중퇴하고 일본 J리그로 진출해 밝은 미래를 펼쳐가는 선수다. 박지성은 그런 김보경이 일본을 거쳐 유럽으로 진출해 성공할 수 있는 선수로 내다봤다. 또한 대표팀에서 자신과 같은 존재감을 보여줄 가능성 있는 후배로 인정했다. 존경하는 선배로부터 후계자로 지목된 김보경이 런던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박지성에 버금가는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김보경은 6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담맘에서 벌어진 런던올림픽 최종예선 A조 4차전 원정경기에서 후반 추가 시간에 극적인 동점골로 홍명보호를 구했다. 김보경에게 박지성의 향수가 묻어났다. 한국은 2승2무로 카타르와 2-2로 비긴 오만(2승1무1패)에 승점 1점 앞선 불안한 선두를 유지했다.


○위기에 강한 박지성 닮은 김보경


김보경은 올림픽호에서는 확실한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 그는 홍명보호 공격의 리더다. FIFA U-20 월드컵부터 홍명보호의 에이스였다.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2골로 팀 내 가장 많은 골을 기록 중이다. 오만과의 1차전에서 승리를 확정짓는 추가골을 기록했고, 사우디전에서는 천금같은 동점골을 터뜨렸다. 필요한 순간마다 천금같은 골을 넣었다.

김보경의 현재 활약상은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당시 박지성과 비슷하다. 박지성은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이근호(울산)와 함께 태극전사 중 가장 많은 3골을 넣어 한국의 본선진출을 이끌었다. 박지성은 최종예선 4차전 이란과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동점골을 넣었다. 당시 만일 패했다면 한국은 최대 위기에 빠질 뻔했다. 김보경이 사우디전에서 터트린 동점골과 비중이 비슷했다. 김보경의 골로 한국은 22일 열리는 5차전 오만의 원정경기에 대한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었다.


○만족보다는 개선점을 먼저 밝힌 김보경


김보경은 사우디전을 마친 뒤 잘한 부분보다는 잘못한 부분을 먼저 언급했다. 그는 “선수들이 경험이 없다보니 사우디가 강하게 나오자 우리가 가진 장점들을 살리지 못했다. 공격에서 내가 좀 더 선수들을 잘 이끌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킥 감각이 이전보다 무뎠다. 오만전을 앞두고 좀 더 신경을 써야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림픽호에서는 김보경만큼 경험이 많은 선수가 없다. 그는 A대표팀 뿐 아니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등을 통해 원정경기의 어려움을 여러 차례 경험했다. 사우디 원정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그가 해야 할 역할은 그만큼 크다. 그도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김보경은 “오늘 미드필드에서 컨트롤 미스와 패스 실수가 많았고, 원정경기로 인한 어려움도 있었다. 남은 시간 동료들과 많이 대화하면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좀 더 철저하게 준비하겠다”며 리더다운 모습을 보였다.

담맘(사우디)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