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최강희 감독(오른쪽)이 10일 기자회견에서 우즈베키스탄(2월25일)과 쿠웨이트(2월29일) 전에 나설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박주영(아스널)이 발탁된 가운데 K리그의 베테랑 선수들이 여럿 포함됐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최강희호 1기 어떻게 뽑았나?
조광래호와 비교해 해외파 9명 줄어
쿠웨이트전 검증된 K리거 중용 의지
올림픽팀 홍정호만 선택…갈등 차단
최강희호 1기 멤버가 공개됐다.조광래호와 비교해 해외파 9명 줄어
쿠웨이트전 검증된 K리거 중용 의지
올림픽팀 홍정호만 선택…갈등 차단
대표팀 최강희 감독은 1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5일 우즈베키스탄(평가전), 29일 쿠웨이트(월드컵 3차 예선)와 경기에 나설 명단(26명)을 발표했다. 예상대로 K리그 베테랑들이 중심이 됐다. 관심사였던 박주영(아스널)도 포함됐다. 대표팀은 18일 전남 영암에서 소집된다.
○베테랑 대거 발탁
기존 대표팀과 비교해보면 변화의 폭이 크다. 26명 중 해외파는 박주영과 기성용(셀틱), 이정수(알 사드) 등 3명. 전임 조광래 감독 시절이던 작년 11월 중동 원정 때는 유럽파가 7명이었고 J리그 4명, 카타르 1명이었다. 쿠웨이트 전 필승을 위한 최 감독 나름의 승부수다. 한국은 쿠웨이트에 패하면 최종예선에도 못 오를 수 있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최 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직후부터 “쿠웨이트 전은 K리그에서 검증된 선수들 위주로 가겠다”고 공언했다.
○박주영에 대한 믿음
이번 명단 발표에 앞서 가장 화두가 된 선수는 박주영이었다. 예전 같으면 논란이 될 게 없었다. 박주영은 부상 등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발탁되는 게 당연했다. 그러나 최 감독은 달랐다. 최근 리그 경기에 거의 나오지 못하는 것에 대해 여러 차례 우려를 나타냈다. 잉글랜드에 직접 다녀온 후에는 ”(못 뛰는 상황이) 생각보다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박주영의 제외를 시사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고민 끝에 발탁하기로 결정했다.
“박주영을 뽑은 건 3차 예선보다 최종예선을 위한 배려 차원이냐”는 질문에 최 감독은 “지금 내가 선수를 배려할 상황이 아니다. 박주영은 쿠웨이트 전에서 쓰기 위해 뽑았다” 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협회는 최 감독 요청에 따라 박주영과 기성용과 이정수 소속 팀에 조기소집을 요청했다. 그러나 큰 기대는 안 걸고 있다. 최 감독은 “조기소집이 안 되더라도 경험 많은 선수들이라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믿음을 보였다.
최 감독은 이번에 대거 제외된 유럽파를 격려하면서도 뼈 있는 메시지를 남겼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의 기량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들이 앞으로 얼마나 큰 활약을 보이느냐에 대표팀 전력이 좌우된다. 그러나 국내파와 해외파 실력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앞으로도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
○올림픽 팀과 상생
선수 중복 차출을 둘러싼 A대표팀과 올림픽팀의 갈등도 이제는 없을 전망. 최강희 감독은 약속대로 홍명보호와 상생을 택했다. 올림픽팀과 중복되는 선수는 수비수 홍정호(제주) 뿐이다.
최 감독은 “김보경의 발탁도 고려했지만 올림픽팀에 이어 A대표팀까지 뽑히면 소속 팀이 큰 불만을 가질 수도 있다고 판단해 명단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