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명 가담으로 승패 자체 조작 불가능”
17일 오후 2시, 대구지방검찰청 2층 상황실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박은석 2차장검사는 일관되게 프로배구에 대해서는 승부조작, 프로야구에 대해서는 경기조작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왜 프로야구에 대해서는 승부조작이 아닌 경기조작이라는 용어를 선택했을까. 이렇게 구별하여 용어를 사용한 것에는 이유가 있다는 것이 검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프로배구의 경우에는 리베로나 세터 등 특정 선수의 고의적인 범실로 승패 자체가 조작되었다는 것이 확인됐다. 그러나 프로야구는 한두 명의 선수가 가담하는 것으로 승패 자체를 조작하는 것이 가능한지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그는 “감독이 연루되었다면 모를까, 프로야구 경기의 승패 자체를 조작하는 것이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박 차장검사는 15일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브리핑에서 “프로야구 경기의 승패 전체를 놓고 조작하였다는 진술이나 증거는 전혀 없다”고 확인했던 바 있다. 검찰 관계자도 17일 이러한 종전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결국 프로야구는 승부 자체가 조작된 것은 아니라는 결론이다. 이에 따라 검찰에서도 승부조작이 아닌, 경기조작이라는 용어를 공식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박 차장검사는 “경기조작 수사 착수가 프로야구 전반에 대한 수사 확대를 의미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라고 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와 같이 ‘첫 회 볼넷’, ‘초구 볼-스트라이크’ 등에 수사의 범위가 국한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지만 수사 과정에서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정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