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경기조작] 시발점 LG…괴담도 난무! 경기조작, 병풍때와 비슷

입력 2012-02-18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 2004 병풍 vs 2012 경기조작

경기조작이 터지기 전까지 프로야구 역사상 최대 악재는 2004년 9월 터졌던 병역비리 소위 ‘병풍’이었다. 당시 사건의 전개는 2012년 2월을 강타한 경기조작과 빼다 박은 듯이 흡사한 방향성을 띠었다.

경기조작이 브로커 자백을 통해 남녀를 불문한 프로종목들로 일파만파 퍼졌듯, 병풍도 병역 브로커가 체포되고 자백을 하면서 일이 촉발됐다. 그 시발점이 LG였던 것도 비슷하다. 병풍 연루자는 8개 구단 골고루 퍼져있었지만 가장 먼저 매를 맞은 LG의 이미지 타격이 제일 컸다. ‘△△리스트’ 같은 괴담이 난무해 야구계가 상당 기간 후폭풍에 휘말린 것도 그렇다. 이 스캔들 탓에 다수의 핵심선수들이 검찰에 소환돼 일부는 구속되고, 군에 입대하게 돼 프로야구 전력판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같은 위법이라도 내용엔 차이가 있다. 병풍은 구단이 암묵적으로 알면서도 묵인 혹은 방조했기에 사건이 터지자, 그룹 차원에서 신속하게 대응했다. 가령 선수를 일괄 자진 출두시켜서 사태의 장기화를 막았다. 그러나 경기조작은 점조직으로 선수들 몇몇끼리 저지른 짓이라 구단도 파악이 안 되거나 기껏해야 사후조사다. 또 병역비리는 ‘선수들이 생계 때문에 저질렀다’는 일말의 동정여론이라도 불러왔지만 경기조작은 ‘고액 연봉자인 야구선수들이 돈에 눈이 멀었다’는 도덕적 파탄을 의미하기에 죄질이 훨씬 고약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