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난 직구다, 칠테면 쳐봐!”

입력 2012-02-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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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현진은 새로운 구종을 추가할 계획이 없다. 대신 자신이 지금 손에 쥐고 있는 그 칼날, 직구를 더 예리하게 연마할 생각이다. 스포츠동아DB

캠프서 이유있는 자신감 왜?

제구 볼끝 등 직구 업그레이드 온힘
“작년과 페이스 같지만 느낌 더 좋다”


“직구.”

한화 류현진(25)이 짧고 굵게 대답했다. 22일 오키나와 우라소에구장. 막 점심식사를 마친 그에게 ‘올해 가장 중점적으로 준비하는 게 무엇이냐’고 묻자 나온 답변이다. 구체적인 설명이 이어졌다. “구속, 제구, 볼끝, 회전까지 전부 다 최상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기본’을 더 탄탄하게 다지겠다는, 대한민국 에이스의 선언이다.


○19승과 직구, ‘나를 넘겠다’는 의지의 표현

류현진의 올시즌 목표는 19승이다. 올해 구단 시무식에서 당당하게 밝혔다. 이유도 분명하다. “아직 19승은 못 해봤기 때문”이다. 그의 한 시즌 최다승은 신인 시절인 2006년의 18승. 최고의 투수에게 경쟁상대는 자기 자신뿐이다. 스스로를 넘어야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다.

‘직구’를 더 잘 던지겠다는 결심도 같은 맥락이다. 류현진은 “새 구종을 추가할 계획은 원래 없었다. 직구를 더 잘 던지고 싶다”고 했다. 지금 잘 하는 것을 업그레이드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는 스포츠동아와의 트위터 인터뷰 당시 구종별로 국내 최고의 투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그때 체인지업에 대해서는 자신 있게 “나”라고 했지만 직구는 윤석민(KIA)이라고 대답했다. 분명히 발전의 여지가 남아 있다.


○업그레이드 직구 앞세워 ‘어게인 2010’

확실히 올해 류현진의 컨디션은 유독 좋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지난해에는 스프링캠프에서도 볼이 왔다 갔다 했는데 올해는 2010년 캠프를 보는 것 같다”고 했다. 그해 류현진은 12년 만에 1점대 방어율(1.82)을 기록했다. 류현진 역시 이례적으로 자신감을 표현하고 있다. “페이스는 작년하고 비슷한데 확실히 느낌이 좋은 건 사실”이라면서 “지난해 열심히 놀았으니 올해는 열심히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무리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힘을 효율적으로 쓸 생각이다. 2010년 전 경기 퀄리티스타트에 도전하면서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기억에서 교훈을 얻었다. 이번에는 “열아홉 번 퀄리티스타트를 하고 열아홉 번 이기면 되는 것 아니냐”고 농담할 정도다.

든든한 지원군도 있다. 올해 복귀한 김태균은 일본으로 떠나기 전 류현진이 등판하는 경기에서 유독 잘 쳤다. 김태균이 떠난 후에는 후임 4번타자 최진행이 중요한 홈런을 쳐주곤 했다. 올해는 그 두 명이 중심 타선에 함께 있다. 류현진은 “내가 던질 때 잘 쳐주던 형들이다.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싱글벙글 웃었다.

오키나와(일본)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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