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임재철의 딸 지유의 편지. 인천국제공항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고사리처럼 작은 손으로 혹 틀릴까 한 자, 한 자 꼭꼭 눌러 쓴 것이 분명한 편지에는 ‘아빠 사랑해요. 건강하게 다녀오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그리고 할머니부터 아빠, 엄마, 자신과 새로 태어날 동생까지 행복한 표정을 하고 있는 다섯 식구가 모두 그려져 있었다. 임재철은 “전지훈련을 떠나는데 양복 안주머니에 이게 들어있었다”며 “애리조나에서 힘이 들 때마다 펼쳐보곤 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사실 그는 이번 캠프를 떠나는 발걸음이 어느 때보다 무거웠다. 전지훈련이 시작되기 직전 아내 최경선 씨가 둘째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몇 번이고 펼쳐본 듯 손때가 여기저기 묻어있는 편지에서 비록 몸은 떨어져있지만 마음만은 단단하게 연결돼있는 부녀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가고시마(일본)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