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8실점 뭇매…박찬호, 도대체 왜?

입력 2012-03-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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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적응 과정으로 받아들이기엔 연속된 부진이 마음에 걸릴 수밖에 없다. 한화 박찬호(가운데)가 6회말 무사만루 위기서 LG 서동욱에게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은 뒤 강판되고 있다. 왼쪽은 정민철 투수코치, 오른쪽은 포수 최승환. 잠실|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bluemarine007

홈런 등 10안타…호된 서울구경


힘도 구위도 뚝…시범경기 연속 부진
박찬호 “무너진 밸런스…정보도 부족”
팔각도·릴리스포인트 등 투구폼 변화


‘서울 구경’이 무척 호됐다. 한화 박찬호(39)가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에서 다시 고전했다. 박찬호는 30일 LG와의 잠실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10안타 1홈런 1볼넷을 내주고 8실점했다. 예정된 투구수 90개 중 79개만 던지고 5-6으로 뒤진 6회 무사 1·3루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어 등판한 유창식이 주자를 모두 불러들여 실점이 더 늘었다. 시범경기 첫 등판(21일 청주 롯데전)에서 3.1이닝 6안타 1볼넷 4실점으로 부진했던 터라 우려가 더 커졌다.


○박찬호 “팔각도·릴리스포인트 변화 시험”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은 잠실구장에서 경기를 지켜보면서 “아무래도 폼을 좀 고쳐보려고 신경 써서 던지는 것 같다. 팔 스윙에서 평소와 다른 느낌이 든다”고 고개를 갸웃했다. 예상대로였다. 박찬호는 경기 후 “지난번 불펜피칭 때부터 투수코치와 상의해 팔각도와 릴리스포인트에 변화를 줬다”며 “훈련한 대로 나온 것 같다. 스피드보다 볼끝에 신경 써서 던졌다. 구위는 괜찮았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박찬호는 1∼3회 안타 6개를 집중적으로 맞았다. 하지만 4·5회는 결과상 희망적이었다. 4회 3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5회 역시 3타자를 범퇴시켰다. 그러다 6회 다시 집중타를 맞고 강판된 것이다. 가장 많이 던진 구종은 직구(34개·최고 144km)와 슬라이더(20개). 컷패스트볼과 투심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를 5∼7개씩 섞어 던졌다. 박찬호는 “LG 타자들이 잘 친다. 비디오를 통해 좀 더 많은 타자를 보고 정보를 얻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시험시간’은 끝…남은 과제는?

이제 ‘실험’의 시간은 끝났다. 1주일 뒤면 정규시즌이 개막한다. 박찬호의 이날 부진이 이전에 비해 더 심각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한화 정민철 투수코치는 “속단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 하지만 준비를 서둘러야겠다”며 “그동안 보완할 점을 축적해놨으니 남은 기간 잘 준비해서 시즌을 맞겠다”고 말했다.

이효봉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은 “오늘 경기를 통해 박찬호가 이제 한국 타자들을 힘으로 상대해선 이기기 힘들다는 점을 깨달았을 듯하다. 나이와 구위를 인정하고 5회처럼 맞혀 잡는 피칭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찬호 역시 “오키나와 연습경기 때는 괜찮았는데 한국에 와서 투구 밸런스가 많이 무너졌다. 계속 던지다 보면 잃어버린 것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는 바람을 밝혔다. 이날 잠실구장에는 박찬호의 아내 박리혜 씨와 두 딸이 찾아와 쌀쌀한 날씨 속에 열띤 응원을 보냈다.

잠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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