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셰인 “질투쟁이 신승훈 형님 결혼했으면…”

입력 2012-04-12 13:4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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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에 커피를 들고 수줍게 인사를 건네는 ‘샤이보이’. 사춘기 소년의 수줍음이 느껴진다.

지난해 방송됐던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이하 위탄)의 ‘매직 보이스’ 셰인(20, 캐나다)이다.

그에게 ‘Hello’라고 인사하자 “예, 안녕하세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한국말이 자연스러웠다. ‘빨리빨리’, ‘너무너무’, ‘정말정말’ 두 번씩 반복해 말하는 그가 귀여웠다.

“한국말이 조금은 편해졌어요. 하지만 여전히 노래보다 한국말이 너무너무 어려워요. ‘위탄’ 때부터 한국말 빨리 배우고 싶었어요. 답답해서요. 3개월 전부터 힘들게나마 혼자 대화할 수 있게 됐어요. 빨리빨리 잘하고 싶어요.”

손에서 한시도 한국어책을 놓지 않았다는 그가 지난 3월 두 번째 미니앨범 ‘Shayne's World’로 돌아왔다.

타이틀 곡 ‘너를 본다’는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의 순수한 마음을 노래하는 가사와 달콤하고 경쾌한 멜로디로 이루어져 있다. 셰인은 이 곡을 통해 직접 작사한 한국어 랩 실력을 공개했다. 앨범에는 ‘너를 본다’ 이외에도 자작곡 ‘Summer Love’, ‘깜놀’ 등 총 6곡이 수록되어 있다.

한국말이 서툰 셰인이 발라드곡이 아닌 리드미컬한 당당하게 선보인 것. 발라드보다 경쾌한 음악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앨범을 준비하며 당황했던 순간이 있었다고.

“가이드 보컬이 부른 ‘너를 본다’를 처음 들었을 때 랩 피처링은 누가 하냐고 물었는데, 없으니 저보고 하라고 하는 거예요. 정말 놀랐어요. (웃음) 발음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하다 보니 재미있었어요. 새로운 도전은 늘 즐거워요.”

이야기하면서도 즐거워하는 표정을 숨기지 못하는 그에게 한 번 더 랩 곡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하자 말을 잇지 못하고 “아…노력해서 열심히 해야죠”라며 의기소침해졌다.

셰인은 ‘위탄’ 출연 당시부터 맑고 고운 음색으로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피아노와 함께 신승훈의 ‘나비효과’를 열창하며 ‘매직 보이스’라는 닉네임을 완성했다.

그는 “제 목소리가 좋다기보다는 한국에서는 흔한 목소리가 아니기 때문인 것 같아요”라며 “길거리나 온라인에서 만나는 분들이 목소리 좋다고 칭찬해주셔서 한국 여성분들이 제
목소리를 좋아해 주시는 걸 알았어요”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꿈을 이뤄 너무나 떨렸고 믿을 수 없었다고 말하는 그에게는 아직도 가수로서의 첫 무대에 대한 잔상이 남아있는 듯 보였다. 꿈을 위한 도전에 캐나다, 한국 등 물리적 위치는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한국 가수 중에 누구를 제일 좋아하느냐고 물었다.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신승훈 형님’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아이돌 중에서는 빅뱅과 투애니원을 꼽았다.

“신승훈 형님이 제일 좋아요. 이승철, 김연우, 조성모, 성시경 선배님도 너무너무 좋아해요. 사실 ‘위탄’ 전에는 빅뱅과 투애니원밖에 몰랐어요. 빅뱅은 정말 특별해요. 태양 선배님은 한국 최고의 댄서라고 생각해요. GD 선배님을 우연히 본 적 있어요. 저도 모르게 ‘대박. 지드래곤!’라고 소리쳤어요.”

놀라 자기도 모르게 소리 지르는 순간 ‘Oh my god’이 아닌 ‘대박’이라고 말한 그가 더욱 친근감 있게 느껴졌다.

백청강이 그러했던 것처럼 셰인도 위탄2에 도전하는 것을 손사래 쳤다. 벅찬 행복과 감당키 어려운 떨림, 스트레스가 공존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국인이 아닌 그가 한국에서 적응하고 꿈을 펼치는 데 있어 큰 영향을 끼친 1인이 있다. 그의 멘토 ‘신승훈 형님’이다. 한시도 그의 입에서 떠나지 않는 ‘신승훈 형님’이란 말이 하나의 고유명사처럼 느껴졌다.

그래서였을까? 위탄2의 멘토 중 배워보고 싶은 사람이 없느냐는 말에 셰인은 노코멘트를 부탁했다. 신승훈 형님이 삐칠까 봐서 그러느냐고 묻자 “제가 다른 분의 이름을 말한다면 분명 저한테 문자 보낼 거예요. ‘야 형님이야. 누가 좋다고? 나 신승훈 형님이라고’라고 말이에요. 신승훈 형님은 조금, 아주 조금 질투심이 있어요. 귀여워요. 정말 조금이에요. (웃음)”

이어 “신승훈 형님이 빨리 결혼했으면 좋겠어요”라며 “신승훈 형님이 한국에서 ‘레전드’라는 걸 알아요. 잘 해줘서 고마워요. 형님이 삼겹살이랑 갈매기살 잘 사줘요. 방송에서 제가 고기를 구워 먹는 모습이 나왔는데 그날 형님이 ‘그거 맛없지? 내가 사주는 게 더 맛있지? 내가 또 사줄게. 하하’라고 문자를 보내셨어요”라고 덧붙였다. 신승훈을 아끼는 착한 심성을 엿볼 수 있었다.

“좋은 곡 만들고 싶어요. 곡을 만들고 노래하는 게 정말 행복해요”라고 말하는 셰인은 신승훈 같은 싱어송라이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를 가수로 만들어준 신승훈이 그의 삶에 목표가 된 것. 한국인보다 더 한국다운 노래를 하는 셰인의 도전이 시작됐다.

한국어로 진행된 1시간의 인터뷰가 끝났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했다.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로운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곡 작업도 아주 열심히 하고 있어요, For you! 사랑해주셔서 행복하고 고마워요. 팬 분들의 마음 항상 기억할게요.”

사진|소니뮤직 제공
오세훈 동아닷컴 기자 ohhoon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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