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구단 NC는 14일 마산구장에서 퓨처스리그 홈 개막전을 치렀다. 지역 라이벌 롯데 2군을 상대로 승리한 NC 김경문 감독이 모자를 벗어 홈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창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김택진 구단주 “1군 진입 걱정마시라”
NC는 결국 16일 ‘2013년 1군 진입 요청서’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정식으로 제출한다. ‘과정’이 생략됐다는 이사회의 억지 요구에 ‘울며 겨자 먹기’로 내린 결정이다. 그러나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NC는 14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퓨처스리그 홈 개막전에서 프로야구 9번째 구단으로서 존재감을 증명해보였다. 일부 구단들의 이기주의로 인해 내년 예정됐던 1군 진입에 잠깐 제동이 걸렸지만, “우리는 우리 갈 길을 간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통쾌한 한 방이었다.
○경기력 저하? ‘김경문식 야구’로 실력 증명
“김경문 감독님, 오늘 이겨줘서 억수로 고맙습니데이.” 14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의 홈 개막전 열기는 상상 이상이었다. 퓨처스리그였지만 1만 여명의 연고지 팬들이 운집해 마치 1군 경기를 방불케 했다. NC 김경문 초대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도 팬들의 뜨거운 환대에 보답하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롯데(2군) 마운드를 1홈런 포함 13안타로 두들기며 8-1 대승을 거뒀다. 무엇보다 화끈한 공격력과 빠른 베이스러닝, 탄탄한 수비력을 앞세운 김경문식 야구가 홈팬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NC 입장에선 이날 승리가 단순히 1승 이상의 의미였다. 일단 1군 진입 반대의 이유 중 하나였던 ‘경기력 저하’를 단숨에 뒤집는 결과였다. 게다가 상대는 9구단 창단 과정에서 내내 반기를 들어온 롯데였고, “9번째 심장이라고 해서 심장이 뛰는지 보려고 왔다”던 KBO 구본능 총재 앞에서 보란 듯 승리를 신고했다. NC는 15일에도 롯데에 6-5, 짜릿한 1점차 역전승을 거뒀다.
○흔들기에도 묵묵히 우리 갈 길 간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후 “홈구장을 찾아주신 많은 팬들 덕분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며 공을 돌리고는 “오늘 승리가 기쁘지만 리그에서 1경기일 뿐이다.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앞으로 1년간 준비를 잘 하겠다”고 긴장의 고삐를 조였다. 갑자기 앞을 가로막은 1군 진입 장벽에도 “우리는, 우리가 갈 길을 가면 된다”는 처음 소신을 그대로 유지했다. 선수단도 흔들림 없었다. 나성범은 “감독님 말씀대로 선수들 모두 개의치 않고 있다”며 “내년 1군을 목표로 열심히 땀 흘리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나성범은 나아가 13일 13탈삼진을 기록한 한화 류현진의 볼에 감탄사를 내뱉으며 “빨리 1군에서 맞붙고 싶다. 10번 중 3번은 치겠다”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NC 김택진 구단주도 이날 “내년에 1군에서 우리 팀 모습을 보지 못하는 것이냐?”는 창원 팬들의 질문에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우려를 일축했다. 김 구단주는 “2013년 1군 진입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며 “엔씨소프트와 창원시에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가장 사랑받는 구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창원|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