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무릎녀(왼쪽)와 된장국물녀
19일 오후 온라인 상에는 “양쪽 말을 모두 들어봐야 한다. 마녀 사냥은 그만 하는게 좋겠다”는 신중론이 확산되고 있다.
당초 사건은 한 누리꾼이 지난 18일 미니홈피에 해당 사진과 함께 “당시 나는 그 여자 승객과 같은 버스에 타고 있었다”며 “그 여자가 버스에서 내린 뒤 ‘똑바로 사과하라’며 무릎을 꿇을 것을 요구했다”고 밝힌 것이 발단이 됐다. ‘버스무릎녀’사진과 함께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은 “아버지뻘 되는 사람한테 무례하다”며 강도높게 사진속 여성을 질타했다.
그러나 19일 또 다른 목격자가 당시 정황을 다른 시각에서 설명하면서 ‘버스무릎녀’에 대한 여론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 목격자는 “여성분도 무릎 꿇으신 분도 안타깝다”고 먼저 밝혔다. 이어 “버스가 낭떠러지 근처에 멈췄으며, 갓길에 정차한 시간이 대부분 트럭 운행이 활발한 시간으로 승객들이 위험에 장시간 노출 됐다”면서 “처음 버스회사 관계자가 사과도 없이 버스 요금 환불만을 했다”고 지적했다.
글쓴이는 “승객들이 사과를 요구하자 버스회사 소장이 사과를 했으나 진정성을 느낄 수 없었다“며 이에 “한 여성이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요구하자 주위에 있던 다른 관계자가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고 적었다. 이어 “진짜 그 때 소장 태도 생각하면 너무 화가 난다. 승객들은 죽다 살아난 듯한 느낌이었다”고 당시 정황을 설명했다.
‘버스무릎녀’사건과 같이 온라인 상에서 ‘무개념’인간으로 무차별 매도를 당하다 누명을 벗는 경우는 꽤 있다.
앞서 발생한 ‘된장국물녀’ 사건도 마찬가지다. 지난 2월말 아이에게 화상을 입히고 도주한 몰염치한 인간으로 몰릴 뻔 했던 한 중년 여성이 CCTV 덕분에 명예를 회복한 일이 있었다. 당시 누리꾼들은 이 여성을 ‘된장 국물녀’라 칭했다.
사건 발생 초기 누리꾼들은 “아이에게 된장 국물을 쏟아 화상을 입힌 뒤 도주한 파렴치한 여성”이라며 비난했다.
그러나 이 중년 여성은 며칠 후 경찰에 자진출두해 “아이가 뛰어다니다 먼저 와서 부딪힌 것이라 내가 피해자라고 생각했었다”며 “부모에게 사과를 받고 싶었으나 아이와 그 부모가 자리를 떠났다고 생각해 자신도 그 자리를 나왔을 뿐 도망간 것은 아니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당시 공개된 CCTV에 따르면 아이가 빠르게 뛰어오다 국물을 받아 돌아서는 이 여성과 부딪혔고, 뜨거운 국물을 뒤집어 쓴 아이는 어디론가 뛰어갔다. 또한 이 여성이 국물에 덴 자신의 손에 찬물을 뿌리는 등 응급조치를 하는 모습도 CCTV에 담겨 있었다.
누리꾼들은 “된장국물녀에 이어 버스무릎녀까지 일방의 목소리만 믿고 마녀 사냥을 할 뻔 했다”며 “보다 신중하게 사건의 본질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동아닷컴 연예뉴스팀 기사제보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