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랏차차 사재혁 “엄마 얼굴만 봐도 힘이 불끈!”

입력 2012-04-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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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베이징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 사재혁(가운데)의 영광 뒤에는 어머니의 헌신적 뒷바라지가 있었다. 사재혁이 27일 어머니 김선이 씨(오른쪽)와 양어머니인 김영숙 아시아선수권 한국선수단장과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대한역도연맹

넉넉지 않은 살림에도 헌신적 뒷바라지
“런던올림픽도 어머니와 함께 해야죠”
대표선발전 85kg급 동메달 3개 선전
체중감량 부담 극복 ‘금메달 전선’ 맑음


“엄마….” 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도 어머니 앞에선 한 없이 여린 아들이었다. 27일 경기도 평택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 겸 런던올림픽대표 선발전. 남자 85kg급에서 동메달 3개(인상167kg·용상203kg·합계370kg)를 목에 건 사재혁(27·강원도청)은 어머니 김선이(49) 씨를 먼저 찾았다. 경기 내내 두 손을 모으고 가슴을 졸이던 어머니는 언제 그랬냐는 듯 환한 미소를 보냈다. 아들은 “메달 색깔이 아쉽다”고 했지만, 어머니는 “우리 아들 잘했다”며 연신 박수를 보냈다.

뱃속에서 숨을 쉴 때부터 예사롭지 않은 자식이었다. 알알이 꽉 들어찬 밤을 바구니째로 품는 태몽을 꿨다. 꿈처럼 옹골찬 아들이 태어났다. 이미 어린시절부터 남다른 운동신경 덕분에 달리기라면 지는 법이 없었다. 강원도 홍천중학교에 진학한 아들은 복싱부와 역도부를 두고 갈등하다가 바벨을 잡았다. 어머니가 귀띔한 이유는 간단했다. “맞기 싫다고 하더라고요.”

넉넉지 않은 살림에도 어머니는 헌신적으로 운동을 뒷바라지했고, 아들은 ‘역도천재’ 소리를 들으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부상이 문제였다. 4번이나 몸에 메스를 댔던 사재혁은 2010년 5번째로 수술대에 올랐다. 어머니는 아들의 5번째 수술 소식을 몇 주 뒤에야 알았다. 장성한 아들은 어머니에게 걱정을 안기는 것이 싫어 입을 닫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미안함 때문에 지난해에는 강원도 원주에 번듯한 집을 사 어머니를 모시기도 했다.

“부모님이 경기장에 오시면 부담이 된다”고 하는 선수도 있지만 사재혁은 반대다. 어머니 얼굴을 보며 힘을 낸다. 2008베이징올림픽과 2009고양세계선수권에서도 어머니는 관중석을 지켰다. 런던올림픽에서도 어머니와 함께 하는 것이 사재혁의 간절한 바람이다.

동메달만 3개였지만 올림픽 금메달 전선에는 이상이 없다. 사재혁은 체중감량의 부담 때문에 자신의 원래체급(77kg급)보다 높은 85kg급에 출전했다. 기록은 준수했다.

평택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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