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률은 3할대(0.375)까지 떨어졌다. 부상자는 속출하고, 기대했던 선수는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우승후보로 꼽혔던 KIA는 4월을 7위로 마감했다. 5월부터는 태양(SUN)의 얼굴에 먹구름이 걷히게 될까. 스포츠동아 DB
로페즈 대신 데려온 용병 투수 빌빌
기회 준 박경태·신종길도 부진의 늪
선감독 “선수 파악시간 더 필요하다”
KIA 선동열 감독은 최고의 지도자 가운데 한명으로 꼽힌다. 외부전력 보강이 없었음에도 시즌 전 많은 전문가들이 KIA를 우승후보로 점찍은 이유도 선 감독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4월은 선 감독에게 처절한 실패다.
4월 16경기를 치르면서 7위에 그쳤다. 팀 타율(0.218)과 팀 방어율(5.59) 모두 최하위. 자신만의 색깔인 ‘지키는 야구’에 공격야구의 접목을 선언했지만 팀 홈런(4개)과 팀 장타율(0.305)도 모두 꼴찌다. 타선에선 이범호와 김상현, 마운드에선 양현종과 라미레즈의 부상이 직접적 원인이다. 그러나 2009년 이후 KIA는 매년 크고 작은 부상이 끊이질 않던 팀이다.
○4월 외국인 투수의 아쉬움
KIA 프런트와 팬들이 선동열 감독에게 가장 기대했던 부분은 마운드다. 선 감독은 불펜 및 좌완투수 보강을 위해 검증된 외국인 투수 로페즈를 포기했다. 그리고 그토록 원했던 수준급 좌완 선발과 불펜은 결국 찾지 못했다.
모 관계자는 “감독이 로페즈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한편으로는 선 감독의 뚝심에 놀랐지만, 다른 쪽으로는 로페즈보다 좋은 투수를, 그것도 좌완으로 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로페즈 대신 영입한 앤서니는 4경기에서 1승2패, 방어율 7.91로 부진하다. 선발로 평균 5이닝도 버티지 못했다. 양현종의 부상으로 급히 수혈한 좌완 선발 라미레즈는 이제야 1군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4월 실패한 SUN의 아이들
주축전력의 부상이 이어지자 유망주들에게 기회의 문이 활짝 열렸다. 그러나 선동열 감독이 큰 기대를 걸었던 이들은 나란히 부진했다.
좌완 선발 박경태는 3경기에서 14점을 잃었다. 2번 후보로 기대를 모았던 신종길은 44타수에서 5안타를 치는 사이 삼진 14개를 당했다. 타율과 출루율은 고작 1할대에 머물고 있다.
○시간이 해법일까?
선동열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치르면서 “부담이 크지만 한번 (우승에 도전)해보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부상이 먼저 발목을 잡았고 기대했던 타선과 마운드 모두 부진의 늪에 빠졌다. 4월 목표도 처음에는 승률 5할에서 4할로 낮췄지만, 0.375로 끝났다.
선 감독은 “전 팀(삼성)에선 코치를 1년간 하며 여러 각도에서 선수들을 파악하고 장점을 이끌어낼 수 있었지만 KIA에선 좀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왜 이렇게 부상이 많은지도 꼭 찾아낼 부분이다”고 말했다. 주어진 여건에서 최상의 성적을 거두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다. 이제 남은 117경기는 선 감독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시험대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