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의 THIS WEEK] 집단 슬럼프 불펜투수진… 5월 순위싸움, 그들에 달렸다

입력 2012-05-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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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5월이다. 시즌 초반 혼란스러울 수도 있었던 전력을 정비하고, 본격적으로 순위싸움을 개시하는 시기다. 4월 경기를 돌이켜보면 유독 불펜투수진의 부진이 눈에 띈다. 공동 1위 롯데와 두산부터 5위 LG까지의 격차는 2.5게임에 불과하다. LG와 8위 한화의 간격도 아직은 크지 않다. 따라서 승리를 지켜야 하는, 또는 추격해야 하는 불펜의 역할이 더 중요한 때다.

팀당 16∼17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지난 시즌과 비교해보면 SK만 비슷할 뿐 각 팀의 불펜 방어율은 크게 치솟았다. 최강으로 꼽히는 삼성도 지난해 1.74에서 올해는 2.93으로 불펜 방어율이 올랐다. KIA는 5.13에서 7점대까지 높아졌다. 두산은 2.79에서 4.31이 됐다. 롯데도 3점대에서 4점대로 상승했다. 필승조가 리드를 지키지 못한 경기도 많고, 뒤지고 있는 경기에서 추격조가 연이어 대량 실점하며 경기 자체를 빨리 포기하게 만드는 장면도 자주 보였다.

최근 TV중계를 보면 불펜에서 투수들이 서로 장난치는 모습이 자주 드러난다. 불펜투수가 그렇게 여유를 부릴 시간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경기에 집중하지 않고, 너무나 느긋하게 시간을 보낸다. 팀마다 전력분석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불펜투수들에게도 경기 전 상대 타자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전달된다. 그러나 전력분석과 함께 자기 눈으로 직접 살펴보며 느끼고 전략을 짜는 것이 더 중요하다. 1회부터 상대 타자를 집중적으로 관찰하며 자신이 등판했을 때 어떻게 공을 던져 상대해야 할지 구상해야 한다. 뛰어난 불펜투수들은 라인업에 있는 타자뿐 아니라 대타들까지 염두에 둔다. 특히 불펜투수는 등판해서 처음 만나는 타자는 무조건 잡는다는 생각으로 던져야 한다. 그래야 벤치에서도 계산이 쉬워진다. 어떻게든 첫 타자를 잡겠다는 마음가짐을 지니고 경기 시작부터 집중해야 한다.

시즌 초반이지만 각 팀 감독들 모두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 그만큼 불펜은 벤치전력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 추격조가 와르르 무너지면 경기를 보는 관중도 맥이 빠진다. 지고 있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쫓아가는 모습이 꼭 필요하다. 불펜투수들은 팀 성적과 팬들을 위해 더 집중해야 한다.


※ 최근까지 KBO 육성위원장으로 전국의 유망주들을 직접 지도했던 조범현 해설위원은 1일 일본으로 출국해 약 1개월간 연수를 한다. 일본프로야구 경기를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돌아올 예정이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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