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 안팎에서 팀에 안정감을 주고 있는 박찬호. 유일한 과제인 ‘한계 투구수 80개’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박찬호와 한화 코칭스태프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등판직전 실전 워밍업서 40∼50개나 던져
정민철 코치 “연습투구로 힘 뺄 필요 없어”
일구일구 혼신…완급조절해야 100구 가능
점점 더 무거워지는 어깨. 그럴수록 의욕도 커진다.
한화 박찬호(39)는 지난달 29일 청주 넥센전에서 5이닝 3안타 1실점으로 제 몫을 해냈다. 안정적인 투구로 다시 한 번 선발진에 든든한 힘을 줬다. 유일한 아쉬움은 ‘한계 투구수 80개’에 대한 우려. 첫 3번의 등판에서 투구수 80개를 넘긴 후 구위가 떨어지는 면모를 보였고, 29일에는 5회까지 공 86개만 던지고 내려왔다. 하지만 박찬호 스스로는 “80개에 안주하고 싶지 않다. 힘이 남아 있는 한 최대한 많이 던져 100개를 채우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다. 박찬호와 코칭스태프가 답을 찾기 위해 고민하는 이유다.
○연습투구 많은 박찬호, ‘절약형 워밍업’이 답?
대부분의 투수는 등판 직전 불펜에서 30개 안팎의 연습투구를 소화한다. 하지만 박찬호는 40∼50개를 던진 뒤 마운드에 오른다. 일반적인 투수들보다 많은 편. 따라서 한화 정민철 투수코치는 “어깨 소모를 줄이기 위해 연습투구를 덜 하고, 대신 1구마다 집중력을 높이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절약형 워밍업’. 80구까지 호투한 박찬호를 굳이 투구수의 한계 때문에 교체해야 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고민이다.
물론 경기 전 공을 많이 던지면서 리듬을 찾는 유형의 투수들도 있다. 하지만 박찬호나 류현진 같은 완성형 투수에게는 굳이 많은 연습투구가 필요 없다는 의견이 많다. 정 코치는 “투구수에 따라 공의 위력이 눈에 띄게 달라질 정도라면 더욱 연습 때 힘을 많이 뺄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효봉 스포츠동아 해설위원도 “박찬호 정도 레벨의 선수에게는 충분히 가능하다. 선수 본인과의 상의가 뒷받침된다면 유용한 방법”이라고 했다.
○‘일구일혼’의 박찬호, 부담 줄이고 완급조절 하라
박찬호는 그동안 힘겨운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4번의 등판 중 3차례나 팀이 연패 중이었다. 게다가 맞대결한 투수는 KIA 윤석민, 넥센 나이트 등 상대 에이스.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었다. 이 위원은 “박찬호가 매번 절박한 상황에서 나선 터라 공 하나마다 혼신의 힘을 다해 던지는 게 눈에 보였다”며 “그렇게 매 공을 베스트로 던지면 누구도 80개를 넘기기 힘들다”고 말했다. 정 코치 역시 “박찬호는 연습투구 때부터 기합을 넣을 정도로 공마다 혼을 싣는 스타일”이라고 귀띔했을 정도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뭘까. 이 위원은 상황의 변화와 그에 따른 완급조절을 꼽았다. “지금까지 박찬호가 편하게 던질 만한 상황은 없었다고 봐도 좋다. 팀이 상승 곡선을 그리게 되면 투구 패턴에도 충분히 변화가 생길 수 있고, 맞혀 잡는 피칭을 하다보면 충분히 투구수가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