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호곤 울산 감독. 베이징=사진공동취재단
낡은 차량·매끼 똑같은 식사메뉴 제공
원정팬 응원석 구분 안해 안전도 뒷전
집 떠나면 고생이라더니, 아시아 클럽 왕좌에 도전장을 내민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가 딱 그랬다.
양 팀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5라운드를 위해 각각 중국 베이징과 광저우로 향했다. 하지만 그들을 기다린 건 환대가 아닌, 냉대와 생떼였다.
울산과 전북은 상대(베이징 궈안, 광저우 헝다)가 앞서 자신들의 홈을 방문했을 때 숙소와 식사, 차량과 통역 등 상대가 필요로 했던 거의 모든 부분에서 불편을 덜어줬다. 그건 중국 클럽이 좋아서가 아니라 나중에 원정 갔을 때 똑같은 고충을 되받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울산은 선수단 식사 메뉴까지 세세히 정해 사전 조율하는 등 ‘윈-윈’ 작업을 했다. 하지만 원정에 도착해서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 축구를 견제하려는 중국 축구 특유의 행태는 여전했다. 노후화된 차량과 매끼 똑같은 식사 메뉴 등 모든 부분이 허술했다. 그나마 선수단은 이해할 수 있었지만 원정 팬에 대한 배려마저 없었던 건 당혹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뚜렷한 동선 구분도, 기본적인 안전 보장도 없었다. 특히 울산은 경기 전 매니저 미팅 때 “우린 모든 티켓을 인터넷으로 판매해 홈, 원정 응원석을 구분하지 않는다”는 베이징측 설명을 들어야 했다. 또 “정 불안하면 팬들이 경기장에 입장할 때 공안에 ‘울산을 응원 한다’고 말한 뒤 좌석에 앉으라”는 얘기까지 전달받았다. 이렇듯 불편한 대화가 오가는 동안에도 AFC 경기 감독관은 뒷짐만 지고 있을 뿐이었다. 대회 규정에 따르면 ‘원정 팬은 분리된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고 명기돼 있지만 “홈 팀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제대로 중재를 하지 않았다. 그나마 믿었던 한국인 감독(이장수)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광저우도 베이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조별 예선을 통과하고 이어질 대회 16강전은 단판 승부다. 왜 홈 개최권이 주어지는 조 1위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지 소중한 경험을 얻은 울산과 전북이다.
남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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