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 “시어머니에 말대꾸하는 며느리? 바른말 한건데…인기가 넝쿨째”

입력 2012-05-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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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까칠한 며느리’로 시청자의 눈길을 모으고 있는 배우 진경.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대학로 연극 무대를 거친 실력파이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 진경, KBS 2TV ‘넝굴당’ 까칠한 며느리로 스타덤

CF·안경 협찬…인기 실감
연락 끊긴 친구까지 연락 와
연극 15년…드라마는 신인처럼


“어! 딱 나잖아!”

배우 진경(39)이 민지영 역을 처음 제의받고 꺼낸 말이다. 매주 시청률 30%를 돌파하는 KBS 2TV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극본 박지은·연출 김형석)에서 ‘까칠한 며느리’이자 ‘똑똑한 교사’ 민지영을 연기하고 있는 진경이 강렬한 인상으로 시청자를 단숨에 사로잡았다.

진경은 15년 동안 연극 무대와 스크린을 누비며 실력을 쌓은 연기자. 동국대를 다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1기로 입학했고 ‘이’ ‘6월의 아트’ 등 대학로 인기 연극을 두루 거친 실력파다.

진경은 올해 1월 개봉해 340만 관객을 불러모은 영화 ‘부러진 화살’로 대중의 곁에 한 발 다가서더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하 ‘넝굴당’)으로는 대중성이라는 날개를 더 크게 달았다. 시어머니에게 말대꾸를 하는 것처럼 보여도 따지고 보면 바른 말만 하는 며느리다. 덕분에 여성 팬들의 지지가 뜨겁다.

“초등학생 동창부터 오랫동안 연락 끊긴 사람들까지 소속사로 연락이 와요. 하하! 미니홈페이지 쪽지도 많이 받고요.”

진경은 기세를 몰아 처음으로 CF까지 찍었다. 드라마 속 캐릭터를 CF에서도 보여줬다. 진경과 그가 연기하는 캐릭터에 대한 관심을 읽게 하는 척도다.

● 역할 인기 덕분에 안경 협찬까지

진경은 ‘넝굴당’의 기획안을 처음 받아들고 웃음부터 터트렸다. 민지영 캐릭터를 읽던 그는 “딱 나잖아”라고 외쳤고 곧바로 연출자와 만나 역할을 따냈다. 강렬한 인상을 강조하기 위해 뿔테 안경을 끼자고 한 건 진경의 아이디어다.

“사람들이 좋아하긴 하나 봐요. 며칠 전부터는 안경 브랜드로부터 협찬까지…. 드라마에서 자주 안경을 바꿔 쓸 것 같아요.”

진경은 ‘넝굴당’에서 김남주의 친정 식구로 이야기의 한 축을 이룬다. 바라는 게 많은 시어머니, 무능력한 남편의 틈에서도 꼿꼿한 자존심을 지키며 할 말은 하고 사는 며느리다. 진경은 극중 식구들을 두고 “연습벌레들”이라고 했다. “매회 두 세 장면만 나오는데도 이야기가 강렬해서 계속 연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경은 그 자신을 “작은 역할이라도 하나씩 톡톡 따내서 제 것으로 만드는 게 많다”고 할 만큼 노력파이기도 하다.

드라마 현장에서 느끼는 기운도 긍정적이다. 진경과 유준상은 대원외고와 동국대 연극영화과 선후배 사이. 각별한 인연으로 둘은 살가울 수밖에 없다. 진경은 또 김남주를 두고는 “나를 굉장히 재미있어 한다”며 “함께 만드는 기운이 좋다”고 말했다.


● 영화 ‘미스고’ 6월 개봉…짧고 굵은 인물

진경의 활동 보폭은 앞으로 더 빨라진다. 6월 개봉하는 영화 ‘미스고’로 관객과 만난다. “수녀복을 입고 손톱에는 해골 무늬를 칠한 데다 입으론 육두문자를 날리는 여자”라고 배역을 소개한 진경은 “역시 짧고 굵게 나오지만 인상은 강렬하다”고 자신했다.

연극 무대에서 15년을 보낸 진경은 “연극을 오래 했지만 ‘바닥’이 다르니까 드라마와 영화는 새로 시작하는 기분”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듣고 싶던 평가인 ‘여자 신스틸러’라는 말을 영화 ‘부러진 화살’을 통해 듣게 된 건 연기를 더 적극적으로 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했다.

“연극원 1기로 입학해 1998년에 졸업하고 곧장 연극을 시작했죠. 간간히 영화도 했지만 만족하거나 큰 기억으로 남은 작품은 없어요. 극단 소속도 아니었고 몇 개월 동안 일이 없던 시절도 있었지만 버텼죠. 슬럼프 비슷한 걸 겪다가 다시 연극 무대에 서면 짜릿한 맛을 다시 느꼈으니까요.”

진경은 “웃기면서도 강하고, 진지하면서도 웃긴 역할이 나와 잘 맞는다”고 했다. 2005년 연극 ‘6월의 아트’ 무대에 오르며 자신에게 숨어있는 웃음의 재능을 발견한 그는 여배우가 흔히 소화하기 어려운 역할을 능수능란하게 해내며 연극 무대에서 쌓은 내공을 쏟아내고 있다. 당연히 하고 싶은 일도 많아졌다.

“미국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에서 쌍둥이 엄마 린엣을 맡았던 펠리시티 허프만이 제 롤모델이에요. 연극만 하다가 뒤늦게 드라마와 영화에서 활동하는 것도 비슷하고요. 아! 성우 시험을 봤던 경험을 살려서 환경 다큐멘터리 내레이션도 하고 싶어요.”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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