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네덜란드에 1-0 짜릿승
수비진 6명 그물수비…조직력 돋보여
덴마크가 ‘우승 후보’ 네덜란드를 잡는 이변을 연출했다.
덴마크는 10일 오전(한국시간) 우크라이나 메탈리스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유럽축구선수권(유로2012) B조 네덜란드전에서 미하엘 크론-델리(브뢴드비)의 결승골을 앞세워 짜릿한 1-0 승리를 거뒀다. 크론-델리는 전반 24분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 진영에서 상대 수비수 두 명을 제치며 강력한 왼발 골을 터뜨리며 거함 네덜란드를 격침시켰다.
덴마크는 효율적인 수비를 선보이며 네덜란드의 파상 공세를 막아냈다.
덴마크는 4-2-3-1 전술을 채택해 필드플레이어 6명이 수비진에 위치했고, 프리킥과 같은 위협 상황에서는 9명이 수비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수비진을 깊숙이 내리고 수비수와 미드필더 간격을 촘촘하게 유지한 것도 승리의 비결이었다. 덴마크는 압박 수비와 밀착 수비로 상대의 패스와 드리블 돌파를 저지했다. 극단적인 수비 형태로 네덜란드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전력상 열세에 있는 덴마크가 맞불을 놓기에는 위험 요소가 컸다. 덴마크 모르텐 올센 감독은 ‘선 수비 후 역습’을 노렸다. 네덜란드의 수비가 약하다는 판단도 한몫했다.
네덜란드에는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로빈 판 페르시와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왕 클라스 얀 훈텔라르가 버티고 있다. 중원에는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인터밀란)와 아르옌 로번(바이에른 뮌헨) 등이 활발한 공격가담으로 위협을 가했다. 그러나 슛은 번번이 골문을 벗어났다. 덴마크의 골키퍼 안데르센(에비앙)의 선방에 가로막혔다. 네덜란드는 28차례의 슈팅을 기록했으나 유효 슈팅이 8차례에 머물렀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허둥대는 모습을 보이면서 개인플레이에 의존했다.
13년 째 덴마크를 지휘하고 있는 올센 감독은 2000년 부임 이후 적재적소에 맞는 전술을 운용하고 있다. 2002한일월드컵 당시에는 토마센과 롬메달을 축으로 한 공격 축구를 선보였고, 스타플레이어가 없는 2000년대 후반부터는 강력한 수비와 조직력을 주입했다. 이러한 전술 변화가 유로2012에서 네덜란드를 잡은 원동력이 됐다.
덴마크는 같은 날 포르투갈을 잡고 승리를 따낸 독일과 함께 B조 1위에 나섰다. ‘죽음의 조’에서 최대 희생자가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덴마크가 예상 외로 선전하면서 B조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순위 싸움을 벌이게 됐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