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연장승부 패배를 설욕하는 역투였다. 10일 대전 넥센전에 선발 등판한 한화 박찬호(뒤)가 공을 힘껏 던지고 있다. 이날 5.1이닝 4피안타 1실점하며 시즌 3승을 챙겼다.대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넥센전 5.1이닝 단 1실점 시즌 초반 위력 회복
최고구속 147km…91구 투구에도 체력 거뜬
박찬호(39·한화)가 시즌 초반 좋았던 때의 모습을 되찾았다. 박찬호는 10일 대전 넥센전에서 선발로 마운드에 섰다. 지난달 29일 대전 삼성전 이후 12일 만에 선발투수로 나선 박찬호는 이전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3.2이닝 7안타 5실점한 삼성전을 포함해 최근 2경기에서는 투구내용이 좋지 않았다. 때문에 선발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거른 그는 시즌 초반처럼 상대 타자들을 쉽게 요리하며 시즌 3승째를 챙겼다.
그는 경기 시작 1시간 10여분 전에 그라운드에 나왔다. 외야 펜스에서 가볍게 러닝하며 몸을 풀었다. 이에 앞서서는 포수 신경현과 따로 미팅을 하는 등 철저하게 경기 출전을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출발은 불안했다. 1회 1사 후 장기영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뒤 도루를 허용했다. 곧바로 유한준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아 1실점했다. 제구가 흔들려 1회 볼을 많이 던진 박찬호는 2회부터 안정을 찾았다.
2회 선두타자를 안타로 출루시키긴 했지만 후속 타자들을 범타로 잡아냈다. 3회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은 박찬호는 4회 1사 1·2루에서 지재옥을 외야플라이, 유재신을 투수땅볼로 아웃시켜 이닝을 마무리했다. 5회에도 선두타자에 내야안타를 맞았지만 넥센의 2번 정수성, 3번 유한준, 4번 박병호를 모두 범타로 잡는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였다. 박찬호는 4-1로 앞서 6회 한 타자를 상대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투구수는 91개. 투구 수 80개가 넘으면 급격히 흔들렸던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더 던질 수도 있는 듯 보였지만 한화 코칭스태프는 박찬호를 무리시키지 않았다.
박찬호는 이날 직구 최고구속 147km를 찍었다.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투심패스트볼 등 다양한 구종으로 넥센 타자들을 상대했다. 삼진은 1개밖에 없었지만 타자를 맞혀 잡으면서 1점밖에 내주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타선의 지원도 나쁘지 않았다. 한화 타선은 4회 상대투수의 제구가 흔들리는 틈에 한꺼번에 3점을 뽑았다. 5회에는 김태균이 솔로홈런을 쏘아 올려 박찬호의 어깨를 더 가볍게 했다.
○한화 박찬호=한 차례 등판을 걸렀지만 경기에 출전했다 가정하고 늘 하던 대로 넥센전을 준비했다. 이전에 어깨에 무겁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한 차례 쉰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오늘 절반 정도 전력투구를 했고, 낮은 직구 위주로 승부한 게 주효했다. 특히 타자들이 잘 해줘 승리할 수 있었다.
대전|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