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 ‘불후의 명곡’, 살벌 ‘나가수’ 넘다

입력 2012-06-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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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 사진출처|KBS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 사진출처|KBS

‘불후’, 아류 오명 씻고 시청률 역전
화기애애 대기실 분위기부터 달라
긴장백배 ‘나가수’ 되레 외면 받아


‘청출어람(靑出於藍).’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의 명곡)가 MBC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의 아류라는 오명을 씻고 전세 역전에 성공했다.

지난해 6월4일 ‘불후의 명곡’은 ‘나가수’의 아이돌 버전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첫 방송됐다. 초반 잦은 출연진 교체와 포맷 변경, 낮은 시청률로 고전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 ‘불후의 명곡’에 대한 평가는 180도 달라졌다.

늘 비교대상으로 자리했던 ‘나가수’를 완전히 넘어 섰다는 반응이다. 객관적인 시청률 비교에서도 ‘나가수’를 앞지르고 있다.

9일 ‘불후의 명곡’은 9.8%(AGB닐슨)로 동시간대 방송된 MBC ‘무한도전 스페셜’(5.1%)과 SBS ‘놀러운 대회 스타킹’(7.5%)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반면 ‘나는 가수다 2’는 10일 방송에서 6.2%로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17.2%),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14.8%)과 격차를 벌이며 3위에 머물렀다.


● 가수들도 즐기는 ‘불후’ vs 시청자도 긴장하는 ‘나가수’

‘불후의 명곡’은 후배 가수들이 가요계 전설급 가수들을 초대해 재해석한 무대를 헌정하면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매회 최종 우승자를 선정하지만 탈락자는 없다. 적당한 긴장감이 시청자는 물론 가수들로 하여금 무대와 노래를 충분히 즐길 수 있게 한다.

‘나가수’의 경우 시즌 1의 규칙을 일부 수정했지만 여전히 1위와 7위가 함께 탈락하는 규칙을 고수하고 있다. 시청자의 주된 관심은 늘 ‘이번에는 누가 떨어질까’가 될 수밖에 없다. 승패와 상관없이 무대에 집중하게 만드는 ‘불후의 명곡’이 ‘순위’에 집착하는 ‘나가수’를 이긴 셈이다.

스스로 ‘신들의 축제’라 평가하는 ‘나가수’와 달리 ‘불후의 명곡’은 새로운 스타들을 대거 탄생시키며 보는 재미를 배가하고 있다.

현재 ‘나가수’에는 한영애, 김건모, 이은미 등 이미 가요계의 정상으로 평가 받고 있는 가수들이 출연 중이다. 그들에 대한 대중의 기대치는 당연히 높을 수밖에 없고, 단 한 번의 실수가 경연의 결과를 바꿔 놓기도 한다.

반면 ‘불후의 명곡’은 씨스타 효린, 알리, 박재범, 신용재, 다비치 이해리, 에일리 등 아이돌 가수들의 노래 실력을 재발견하는 큰 성과를 거뒀다. 허각, 서인국, 울랄라세션 등 케이블채널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들을 투입하며 노래의 장벽을 허문 것 또한 높게 평가받고 있다.


● 대기실 풍경=프로그램의 콘셉트?

예능 프로그램의 필수 요소인 재미는 의외로 가수들의 대기실에서 극명하게 달라진다. ‘나가수’의 가수별 대기실은 긴장감으로 일관한다. 경연에 대한 부담감을 대기실 분위기를 통해 느끼게 한다.

반대로 ‘불후의 명곡’의 대기실은 출연자들이 수다를 떨며 서로를 응원하는 공간이다. 허각과 강민경의 러브 라인이나 후배들에게 구박을 당하는 콘셉트의 홍경민, 뛰어난 실력으로 공공의 적으로 평가 받고 있는 울랄라세션 등은 가수들의 자유로운 대화 속에서 탄생한 재미들이다.

‘불후의 명곡’ 제작진은 “노래는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는 것이라는 의도가 통한 것 같다. 순위를 나열하거나 신랄한 평가가 주된 프로그램이 아니다 보니 초대를 받은 ‘전설’도, 무대에 오르는 가수도 부담이 적다. 앞으로도 다양한 장르의 ‘전설’과 후배 가수들의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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