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마리오 고메스, 오렌지 밭 갈아엎다

입력 2012-06-15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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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메스 2골… 獨 사실상 8강
네덜란드는 2연패 탈락 위기
전반 24분 페널티지역 오른쪽 외곽을 어슬렁거리던 마리오 고메스(27·바이에른 뮌헨)는 아크서클 쪽으로 재빨리 뛰어들었다. 미드필드 중앙에서 소속팀 동료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가 찔러 준 볼을 골문을 등지고 왼발로 받아 돌며 오른발로 선제골을 낚았다. 고메스는 14분 뒤 페널티지역 오른쪽 외곽에서 볼을 잡아 사이드라인 쪽 메주트 외칠(레알 마드리드)에게 패스한 뒤 골문 쪽으로 파고들었다. 외칠의 패스를 받은 슈바인슈타이거가 이를 다시 고메스에게 밀어주자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슈팅해 골을 터뜨렸다. 그동안 고메스에게 ‘둔하다’고 쏟아졌던 비난을 한순간에 잠재운 연속 골이었다.

14일 우크라이나 메탈리스트 경기장에서 열린 유로 2012 B조 2차전. ‘전차 군단’ 독일은 고메스가 터뜨린 2골 덕택에 네덜란드를 2-1로 제압하고 2연승해 승점 6을 기록하며 사실상 8강 진출을 확정했다. 승점 3으로 포르투갈과 공동 2위인 덴마크와의 18일 마지막 경기에서 2점 차 이상으로 패하지 않으면 8강에 오른다.

고메스는 10일 포르투갈과의 1차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넣어 1-0 승리를 견인하고도 비난의 표적이 됐다. 독일 대표팀 출신으로 바이에른 뮌헨에서 오래 뛰었던 메메트 숄이 “수비수들과 미드필더들이 전방을 향해 공격적인 움직임을 취하고 있는데 전방에는 아무도 없었다”며 고메스의 둔한 플레이를 비난한 것이다. 숄이 사과하는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그만큼 고메스의 느린 플레이는 늘 비난의 대상이었다.

스페인 국적도 가지고 있는 고메스는 17세부터 독일 청소년대표로 뛰었고 유로 2008을 앞두고 2007년 독일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요아힘 뢰브 감독의 눈에 들어 발탁됐지만 루카스 포돌스키(아스널)와 미로슬라브 클로제(라치오) 등에 가린 백업 스트라이커였고 최근 클로제의 부상으로 주전으로 나설 수 있었다. 유로 개막을 앞두고 클로제가 부상에서 회복해 고메스 대신 클로제를 선발로 기용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고메스는 2경기에서 3골로 득점 공동 1위에 오르며 뢰브 감독의 신임에 화답했다.

네덜란드는 후반 28분 로빈 판페르시(아스널)가 골을 넣었지만 더이상의 추가골을 넣지 못하고 무너져 2연패로 탈락 위기에 놓였다.

독일과의 첫 경기에서 패한 포르투갈은 강호 네덜란드를 잡은 ‘돌풍’ 덴마크를 3-2로 꺾고 8강 진출의 불씨를 살렸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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