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차형사’ 성유리 “강지환 닭가슴살 먹는데 나도 오바이트가…”

입력 2012-06-15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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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유리는 영화 촬영 중 철창에 갇혀있을 때가 가장 어려웠다며 “2~3일을 반나절동안 갇혀 있었는데 정말 ’죄 짓고 살면 안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성유리는 영화 촬영 중 철창에 갇혀있을 때가 가장 어려웠다며 “2~3일을 반나절동안 갇혀 있었는데 정말 ’죄 짓고 살면 안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아하하…글쎄요.”

“왜 그렇게 예쁘냐?”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수백 번 아니 수천 번 들었을 질문인데도 성유리(31)는 쑥스러운 듯 입에 손을 대고 “제 주위엔 그렇게 말씀해주시는 분이 없던데…그런 분들 좀 알려주세요” 라며 재치 있게 대답했다.

영화 ‘차형사’에서 겉은 화려하고 도도하지만 마음은 여리고 허당 기질도 보이는 열정적인 디자이너 ‘영재’ 역을 맡은 성유리는 확실히 연기에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

연기를 시작한지 10년이 지났지만 ‘핑클’이라는 꼬리표와 연기력 논란은 그를 힘들게 했다. 연기가 재밌어도 사람들의 차가운 반응에 “연기가 재밌어요”라고 말할 수도 없을 정도였다.

성유리는 “‘차형사’를 통해 두려워했던 부분을 확실히 깬 것 같다”며 털털하게 인터뷰를 진행했다.

▶ “‘차형사’, 무리해서라도 꼭 하고 싶었다”

성유리가 ‘차형사’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동료배우 강지환에게 걸려온 한 통의 전화 덕분. 하지만 그 동안 하지 못했던 독특한 캐릭터 ‘영재’가 확 끌려서 선택하게 된 이유가 더 크다.

“대본을 봤는데 일단 캐릭터가 화려해서 좋았어요. 그 동안 드라마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캐릭터였거든요. 화려하고 까칠하고 직선적인 영재가 맘에 들었어요. 당시 드라마 캐스팅이 결정된 상태였지만 스케줄에 무리가 가더라도 꼭 하고 싶었죠.”

한창 영화가 상영중인 현재, 성유리는 의외의 반응에 놀라고 있다.

“제가 생각지도 못했던 10대 친구들의 반응이 너무 뜨거워서 놀랐어요. 무대 인사를 갔을 때, 어린 친구들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순간 옛 시절도 떠오르고…(웃음) 하지만 저 아닌 모델 3인방을 보러 오신 거겠죠? (웃음)”

▶ “이번 여름에 ‘하의실종’ 패션은 어떠세요?”

성유리는 이번 영화에서 자신의 콤플렉스라 여기던 높은 톤의 목소리를 구사했고 과장된 연기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디자이너들의 특유한 도도함이나 행동 등을 참고하며 연기하기도 했다고.

“특별히 누군가는 없고요. 제 주위에 아는 디자이너 중에 좀 과장된 표현이나 동작을 사용하는 분들을 따라했어요. 실명 거론이요? 절대 안돼요. (웃음)”

성유리는 영화에서 디자이너답게 특이하고 예쁜 옷을 많이 입고 나왔다. 평소 패션 화보 등을 찍으며 옷을 몇 차례씩 갈아입는 건 일도 아니었지만 영화를 찍는 내내, 심지어 밥을 먹을 때도 그 옷을 입는 불편함을 감소해야했다. 하지만 그런 불편한 옷 중에서도 그에게 특별한 의상이 있었다.

“영재가 첫 번째로 입고 나온 분홍색 드레스가 가장 좋아요. 제가 만들었거든요. 특이하면서도 예쁘고 또 영재인지 못 알아봐야 하는 의상이었어요. 지겨울 정도로 고민하며 만들었죠. 옷을 사 입을 땐 몰랐는데 원단에 따라 옷의 변형이 달라지고 색이 조금만 달라도 스타일이 달라져서 만드는데 힘들었어요.”

평소 ‘패셔니스타’로 잘 알려진 성유리에게 대뜸 이번 여름 패션에 대해 물어봤다. 하지만 그는 당황하지 않고 세심하게 스타일링 법을 알려주기도 했다.

“저는 여름에 하얀색을 자주 입어요. 햇빛 반사가 잘 되는 색이거든요. 이번 여름에는 길고 풍성한 하얀색 긴 셔츠에 청바지나, 짧은 바지를 입으면 예쁠 것 같아요. 아니면 긴 셔츠니까 아예 ‘하의 실종’ 패션도 예쁠 것 같네요.(웃음)”
배우 성유리.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배우 성유리.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 “지환오빠 먹는 것만 봐도 내가 토할 것 같았고 안쓰러웠죠”

영화 ‘차형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강지환의 몸매 변화.

또한 영화에서 강지환은 수사를 위해 뚱뚱한 몸매에서 날씬한 몸매로 만든다. 그렇기에 강지환은 영화 촬영 전에는 살을 12kg을 찌웠고 영화 촬영을 하며 15kg을 감량하며 고된 촬영을 하기도 했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성유리는 “너무 안쓰러웠다”고 했다.

“(강)지환오빠가 닭가슴살 먹는 모습만 봐도 지겨운데, 오빠는 오죽했겠어요. 먹는 게 지겨웠는지 닭가슴살이랑 영양제랑 아예 갈아서 먹더라고요. 보는 저도 토하는 줄 알았어요.”

드라마 ‘쾌도 홍길동’ 이후 4년 만에 호흡이 화제가 되기도 했던 두 사람. 성유리에게 강지환은 “늘 열심히 해 존경스러운 오빠”이다.

“평소엔 친구같이 재밌는 오빠예요. 그런데 촬영만 들어가면 정말 진지해져요. 오빠가 워낙 완벽주의자여서 세심한 부분까지 철저히 검토해요. 4년 전 ‘쾌도 홍길동’ 할 때도 놀랐지만 지금도 가끔 보면 정말 열심히 해서 깜짝 놀라요.”

성유리는 함께 연기를 한 모델 3인방(이수혁, 김영광, 신민철)도 빼놓지 않고 말했다.

“세 분 모두 너무 순진해요. (웃음) 이수혁 씨는 차가운 인상인데 싹싹하고 말도 재밌게 하고요. 김영광씨는 어른스럽게 생겼는데 ‘아기’ 같은 순수한 면이 있어요. 신민철씨는 영화에서 맹랑하게 나오지만 진지하고 머리도 굉장히 좋은 친구예요. 지혜로운 배우가 될 것 같아요.”

▶ 연기경력 10년… 아직 부족하지만 자신감 생겨

성유리는 ‘연기 경력 10년’이라는 말을 인터뷰를 통해서 실감하고 있다. 그는 “정말 눈 떴다 감았는데 10년이 흐른 것 같다”고 전했다. 10년 전 성유리와 지금 성유리는 무엇이 달라졌을까.

“예전에는 연기를 즐기지 못했어요. 아니 즐긴다는 말을 쓰지 못했어요. 카메라 빨간 불이 들어오면 저는 언제나 즐거웠는데 주위 반응이 안 좋으니까 ‘재밌다’라는 표현을 쓰지 못하겠더라고요. 지금도 부족하지만 자신감이 생겼고, 성취감을 느끼기 시작한 것 같아요.”

특히 차형사를 통해 연기의 해방감을 느꼈다는 성유리. 그는 “지금까지 제가 맡았던 연기는 여성성을 좀 배제하는 진지한 목소리를 가졌다면, ‘차형사’는 해방감을 느끼게 해준 작품이었어요.” 라고 말했다.

앞으로 로맨틱 코메디나 정통 멜로에 도전하고 싶다는 성유리는 1순위 상대역으로 배우 정재영을 꼽았다.

기자가 “예전 ‘카운트다운’때 정재영씨와의 인터뷰에서 성유리씨와 함께 작품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했다”라고 하자 성유리는 “진짜요? 와~꼭 같이 하고 싶어요.” 라고 웃으며 기뻐했다.

“꼭 같이 해보고 싶어요. 제가 연기를 시작하기 전에 정재영씨를 한 번 뵌 적이 있는데 ‘진짜 배우’라는 기운을 받았어요. 또 작품을 보면 연기 같지 않고 정말 진짜인 것 같아요. 진심이 느껴지는 분이에요.”

‘차형사’를 마치고 성유리는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차기작을 검토할 계획이다. 바람이라면 올해가 가기 전, 로맨틱 장르로 도전하고 싶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성유리는 ‘차형사’를 보는 관객들에게 한마디를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영화가 끝나고 극장을 나가실 때, 기억나는 장면이 없으시더라도 영화를 보는 동안 정말 즐거우셨으면 좋겠어요. 일상의 스트레스 확 풀어버리시기 바라요.”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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