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Test Drive] 외모에 반하고 성능에 놀라고 편안함에 취하다

입력 2012-06-19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닛산 인피니티FX30d는 SUV의 육중함에 비해 안정적인 코너링 성능을 보였다. 경쟁 차종에 비해 가속시간은 뒤쳐졌지만 이를 상쇄할 만한 다양한 매력을 지닌 차다. 서킷을 역주하고 있는 인피니티 FX30d. 사진제공|닛산인피니티

닛산 인피니티 FX30d

스포츠동아의 ‘리얼 테스트 드라이브(REAL TEST DRIVE)’ 평가단이 선택한 두 번째 차종은 럭셔리 SUV인 인피니티 FX30d다. 일반 도로는 물론이고 레이싱 서킷이라는 극한의 공간 속에서 차량의 운동 성능, 코너링, 브레이크, 핸들링 등 각종 성능을 종합 평가했다.

▶ 인피니티 ‘FX30d’ 3인3색 시승기
고가의 럭셔리 SUV(다목적차량) 시장에서 인피니티라는 브랜드의 존재감은 뚜렷하다. 예술작품이라고 불러도 손색없는 디자인이 최대 강점이다. FX30d 역시 마찬가지다. 스포츠쿠페 디자인 철학을 반영한 인피니티의 패밀리룩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여기에 스포츠카의 역동적인 성능과 왜건의 실용성을 접목시켜 탄생한 고성능 SUV가 바로 FX30d다. SUV 차량인 FX30d가 트랙에서는 어떤 성능을 발휘했을까? 또 장거리 시승에서는 7970만원이라는 차량 가격이 수긍될 만큼의 안락함을 선사했을까? 여기 그 해답이 있다.

■ 한계주행

빠른 가속·안정적인 코너링 ‘두번 놀라’급브레이크 때는 부드럽게 나눠 밟아야

● 프로레이서 장순호 “SUV 맞아? 놀라운 코너링”


3000RPM(엔진의 분당 회전수) 이하에서는 매우 높은 가속 토크(엔진을 돌리는 힘)를 보인다. 순간 가속이 너무 빨라 차량 무게(2165kg)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이 덕분에 주행 중 가속으로 인한 불편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4500RPM에서 5000RPM까지는 매우 더딘 속도로 올라가며 힘겨운 가속능력을 보였다. 디젤 차량 특유의 가속 특성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하지만 낮은 RPM에서의 빠른 가속력 만큼은 너무나도 매력적이다. 저속 코너를 빠져나오면서 가속 페달을 밟을 때 발휘되는 민첩한 스피드는 스포츠카 못지않다. 무게 중심이 매우 높은 SUV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안정된 코너링 성능을 보여주는 것도 감탄스럽다. 일반 승용차의 코너링 속도와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 스피드로 코너를 주행할 수 있었다. 주행 내내 불안정한 동작도 없었다.

스티어링휠(운전대)의 반응 속도는 약간 느린 편이지만 전체적인 무게 밸런스가 좋기 때문에 안정적인 코너링이 가능했다. 브레이크의 내구성도 만족스러웠다. 서킷을 장시간 주행했지만 브레이크의 성능 변화가 거의 없었다. SUV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서킷 랩타임이 1분52초에 불과한 것도 이와 같은 장점들 때문이다. 일반 운전자를 위해 한 가지 팁을 주자면 고성능 SUV를 운전할 때는 급브레이크를 밟을 때 부드럽게 여러 번 나눠 밟는 것이 제동거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프로레이서 장순호=카레이서 경력 19년. ‘2010한국모터스포츠 대상’ 올해의 드라이버상 브론즈헬멧 수상. ‘2010 제네시스쿠페 챔피언십 클래스’ 챔피언.



■ 스포츠주행

스포츠세단을 모는 듯한 즐거움 만끽
운전자 원하는 스타일대로 주행 가능

● 김기홍 편집장 “스포츠 쿠페를 모는 듯한 민첩함”


인피니티 FX30d는 국내에 수입되는 일본 자동차 메이커로는 최초로 디젤 엔진을 탑재하고 출시된 모델이다. 시동을 켜고 주행을 시작하면 외관에서 받은 강인한 느낌이 파워 넘치는 주행 성능으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최고 출력 238마력의 6기통 3.0L터보 디젤 엔진이 2톤(공차 중량 2,165kg)이 넘는 거함을 거침없이 내달리게 하는 짜릿함은 상상 이상이다. 출발 후 0.5초 이내에 최대 토크의 90% 이상을 발휘할 수 있게 설계된 엔진 세팅 덕분이다. 마치 스포츠 세단을 모는 듯한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패들시프트(핸들 옆에 달려 손가락으로 기어를 변속할 수 있는 장치) 반응이 매우 빠르다는 것이 매력적이다. SUV는 출발이 굼뜨다거나 가속 능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편견은 FX30d를 시승해보는 순간 여지없이 깨지고 만다. 트랙에서 주행을 해보면 그 매력은 더욱 도드라진다. 넉넉한 토크에서 오는 가속 능력은 물론 긴급한 순간 제동 거리를 줄여주는 제동 보조 기능도 적용돼 있어 일반 운전자들도 스포츠 주행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수동 변속을 지원하는 7단 기어의 조합도 만족스럽다. 운전자가 원하는 스타일대로 차량을 움직일 수 있다. 부드럽게 가속하면 묵직한 안정감을, 급가속을 하면 스포츠 세단의 민첩함을 발휘한다. 제원상 0-100km/h 가속시간은 8.3초로 경쟁차종인 BMW X6 30d(7.5초)와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이를 상쇄할만한 다양한 매력을 지난 차가 FX30d다.

김기홍=카트, 포뮬러 1800, 투어링카 등 다수의 국내 자동차경주 대회 출전. 모터스포츠 전문 온라인매거진 지피코리아(GPKOREA.COM) 편집장.

■ 일반주행

운전석 편안함 호텔급…뒷자석 아쉬워
디젤 엔진에 비해 연비 만족도는 ‘글쎄’

● 원성열 기자 “탁월한 성능 그 이상의 편안함”


일반인 입장에서 럭셔리 SUV 차량의 진가를 확인하려면 트랙 주행보다는 장거리 시승이 더욱 적합하다. 그래서 FX30d를 타고 강원도 속초까지 왕복 700km를 주행해봤다. 7970만원이라는 고가의 SUV는 과연 일반 SUV 차량과 비교해 무엇이 달랐냐고? 일단 여행의 질이 달라졌다. 비행기 콕핏 구조를 갖춘 운전석에 앉는 순간부터 5성급 호텔에 체크인하는 듯한 느낌이다. 또한 운전자가 세팅한 대로 시트와 사이드 미러가 자동으로 조절되고, 11개의 BOSE 스피커가 만들어내는 사운드를 들으며 출발하는 여행은 그 자체로 새로운 문화생활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다. 넘치는 토크와 가속 능력은 장거리 운전을 스트레스가 아니라 즐거움으로 바꿔준다. 야간 운전에서도 매력은 드러난다. 운전대 조절 각도에 따라 전조등의 방향이 자동 조절돼 사각 지대를 줄여준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에 운전을 교대하고 경험한 뒷좌석에서의 3시간은 다소 아쉬웠다. 뒷좌석 쪽이 노면의 충격을 더 탈 수밖에 없는 SUV의 특성 때문이다. FX30d도 이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연비에 대한 만족도는 중간 수준이다. 공인 연비는 10.2km/L. 디젤 차량으로 기존 가솔린 모델 대비 연비를 30% 향상시켰다고는 하지만 딱히 만족스럽지는 않다. 고속 주행을 하면 연비는 6∼7km/L대로 떨어진다. 하지만 인피티니 FX30d는 고속도로에서 마음만 먹으면 못 따라잡을 차가 없는 고성능 차량이다. 이를 고려해보면 수긍할만한 수준이다.

원성열=스포츠동아 자동차 담당 기자. 한국자동차경주협회 드라이버 C라이센스 보유.

■ 장순호의 ‘스포츠동아 서킷’


● 스탠딩 스타트(정시 상태에서 출발) 서킷 랩타임
- 벨로스터 1.6터보 = 1분50초61
- 인피니티 FX30d = 1분52초60


● 서킷 특징= 중저속 코너로 이루어져 있으며 헤어핀코너와 S자 연속 코너가 많아서 차량의 코너링 성능에 따라 기록 차이가 많이 나는 서킷이다. 서킷 길이 1바퀴=3km. 전체 코너는 9개(헤어핀 2개, S코너 2개, 고속 코너 2개, 저속 코너 3개).

● 테스트 날짜= 5월31일/ 날씨: 맑음/ 온도: 23도/ 서킷 테스트 시간: 오후 1시

■ 인피니티 FX30d 스펙


배기량: 2993cc

연료: 디젤

연비: 자동 10.2km/L

최대출력: 238 마력

승차인원: 5인승

구동방식: 전륜구동

변속기: 자동 7단

엔진: DOHC 24-VALVE V6 DIESEL

가격: 7970만원(부가세 포함)

0-100km 도달시간(제로백): 8.3초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erenowon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