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만화영화 ‘뽀로로’를 모르는 아이들이 있을까. 예쁜 캐릭터와 아기자기한 스토리를 가진 이 작품을 TV 앞에 앉아서 기다리는 것은 아이들에겐 일종의 설렘으로 다가온다. 한편, 성인들에게 만화는 향수의 대상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 만화가게에 앉아 책꽂이를 뒤지고, 몇 시간씩 의자에 눌러 앉아 만화를 보던 기억이 생생할 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만화는 누구에게나 동심의 세계를 대변하는 매개체이자 ‘재미 있는’ 대상이다.
20세기 이전이나 21세기가 된 현재나 이렇게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만화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지만, 만화를 감상하는 수단이나 방법은 크게 변했다. IT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웹툰’이 생겨나고 인기를 끄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웹툰은 영어 표현의 ‘web(웹)’과 ‘cartoon(카툰)’의 합성어로써, 인터넷을 통해 배포하는 만화를 뜻한다.
어떤 길을 걸어왔나
인터넷 보급 초기의 웹툰은 단순히 원본 책의 페이지를 스캔(scan: 아날로그 이미지를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해 보여주는 형식이었다. 가로로 넘기며 감상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뷰어(viewer: 특정 영상 콘텐츠를 감상하기 위해 설치하는 프로그램)로만 읽을 수 있었다. 마우스 클릭, 키보드 누르기, 자동 설정을 통해서 페이지를 넘길 수 있었다. 그러다가 차츰 플래시(flash: 애니메이션 효과를 표시할 수 있는 기술)가 도입되는 등, 온라인 플랫폼의 특성을 살린 웹툰도 제작되기 시작했다.
웹툰이 없으면 포털사이트가 아니다!
“포털사이트를 이용할 때 지나칠 수 없는 게 웹툰 아닐까요? 전 매일 웹툰을 먼저 확인하는데…” 웹툰 애호가인 A씨의 말이다. 어느새 부턴가 웹툰은 각종 포털사이트의 단골 메뉴 중 하나가 되었다. 특히 네이버는 단순히 웹툰을 게재하는 것을 떠나서 ‘연재만화’의 개념을 만들어냈고, 그 결과 매 요일마다 다양한 웹툰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각 포털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웹툰의 수는 셀 수 없이 많을 정도다. 웹툰은 차차 사람들이 가볍게 마우스로 클릭할 수 있는 친근한 존재로 자리잡았다. 심지어는 검색어 순위에 웹툰 제목이나 작가의 이름이 오르기도 한다.
웹툰, 제각각 다른 색깔
웹툰의 형태는 다양하다. 일반적인 만화의 형태로 그려지는 것도 있고, 애니메이션 형태로 제작되는 것도 있다. 장르의 다양성도 무시할 수 없다. 생활웹툰(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웹툰으로 그려냄)이나 개그웹툰도 있고, 액션이나 드라마, 시대극 같은 장르의 웹툰도 있다. 웬만한 만화나 영화 콘텐츠 못지 않다. ‘마음의 소리’의 경우, 일상을 다루면서도 절로 웃음을 자아내는 캐릭터와 스토리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낢 이야기’ 역시 소소한 이야기들을 소재로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감동을 선사한다. 한편, ‘이말년시리즈’는 독특하고 엉뚱한 스토리를 통해 이야기의 흐름을 재치있게 이끌어가며, 웹툰의 캐릭터들은 스토리에 걸맞는 행동으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낸다.
캐릭터 시장까지 웹툰이 차지?
웹툰 캐릭터를 이용한 상품도 많다. 옷, 가방, 인형, 학용품 할 것 없이 웹툰 캐릭터를 이용하지 못할 것은 없다. 온, 오프라인 모두에서 구매할 수 있으니 소비자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웹툰 작가들의 개인 사이트는 물론이고, 기타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캐릭터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일반 쇼핑몰의 형식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한편, TV나 광고,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을 웹툰 캐릭터가 차지하기도 한다.
한편, 카카오톡을 비롯한 주요 모바일 메신저 제공사들은 이모티콘이나 스티커 서비스에 열을 올린다. 그들은 이모티콘 서비스에 웹툰 캐릭터를 주로 사용한다. 마이피플의 경우, 약 150여종의 스티커를 보유하고 있는데 그 중 꽤 많은 부분을 웹툰 캐릭터가 차지하고 있다. 카카오톡도 강풀, 소녀의 본능 등 웹툰 제작자들의 캐릭터를 모아 이모티콘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상태다. 돈을 주고 구입해야 하지만 유료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많이 이용하는 편이다.
기업에서도 웹툰을 제작한다
기업에서도 웹툰을 이용해 자신들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전하거나 자신들을 홍보한다. 이것은 해당 기업에게 친근감을 느끼게 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다. HP에서는 ‘오대리의 참견’ 이라는 회사 내에서의 절약정신을 주제로 삼은 웹툰을 제작했다. 그와 동시에 ‘HP 오피스젯 프로’라는 상품의 출력 비용이 컬러 레이저 프린터 대비 50% 저렴하다는 것을 내세워 홍보에도 도움이 되게 했다. ‘절약’이라는 공통된 메시지를 통해 소비자에게 어필한 셈이다. 한편, 삼성에서도 갤럭시 탭을 홍보하기 위해서 조석, 호랑작가 등의 웹툰작가와 함께 웹툰을 제작했다. 특히 갤럭시 탭으로 웹툰을 직접 그렸다는 것을 이용해 갤럭시탭의 홍보효과를 높였다. 이처럼 기업들이 웹툰을 이용해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으로 쓴다는 점에서, 웹툰의 이용 방식이 점차 다양해짐을 짐작할 수 있다.
IT의 발달이 웹툰 시장을 이끌다
모바일 기기, 즉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가 널리 보급되면서 웹툰 시장이 더욱 활성화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집에서 PC를 통해 웹툰을 보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장소와 시간적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은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지루한 시간을 웹툰을 보며 보내는 사람들이 늘었다. 한편,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웹툰으로 머리를 식히는 학생들도 있다.
앞으로 웹툰 시장이 얼마나 활성화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러나 지금 현재, 미래의 웹툰 작가를 꿈꾸는 새내기들이 많고, 후속작을 비밀리에 준비하고 있는 기존의 작가들도 많다. 웹툰이 다양한 장르로 발전하는 모습도 그렇고, 단순히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웹툰 뿐만 아니라 캐릭터 상품으로 만들어지거나 기업에서 홍보용으로 이용하는 웹툰들이 인기를 끄는 것만 봐도 웹툰 시장의 전망은 밝은 편이다.
일상에 지치고 힘든 마음을 달래 줄 수 있는 것을 찾고 있다면 컴퓨터를 켜서, 혹은 스마트폰으로 웹에 접속해 ‘웹툰’이란 단어를 입력해 보자.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많은 ‘즐거움’들이 고단하고 쓸쓸했던 마음을 달래줄 지도 모른다.
글 / IT동아 허미혜(wowmihye@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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