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윤. 스포츠동아DB
롯데 양승호 감독의 입에 침이 마를 듯했다. 내야수 박종윤(30·사진)을 칭찬하느라 그랬다. 박종윤은 26일까지 37타점으로 롯데의 강타선에서도 가장 많은 타점을 올린 선수. 게다가 결승타는 7개로 삼성 박석민(8개)에 이어 공동 2위였다. 양 감독은 27일 사직 한화전에 앞서 “타점만 무작정 쌓은 게 아니라 결승타가 많다. 저렇게 열심히 하니 잘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라며 흐뭇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단순히 그라운드에서의 성적 때문에 박종윤을 치켜세우는 건 아니다. 누구보다 먼저, 그리고 오랫동안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양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감독실에 있다 보면 누가 혼자 훈련하러 가는 소리가 들린다. 나가 보면 박종윤이 1시간씩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고 귀띔했다. 오죽하면 감독이 나서 “쉬는 것도 운동”이라고 말렸을 정도. 이뿐만 아니다. 양 감독은 “스스로 감이 안 좋을 때는 경기 전에도 남들보다 30분∼1시간씩 먼저 나와 피칭머신으로 연습하고 있다. 저런 선수에게는 무조건 기회를 주는 게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종윤은 오랜 무명시절을 보냈다. 선수 때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았던 양 감독은 누구보다 박종윤 같은 제자들의 마음을 잘 안다. 양 감독은 “기량만 믿고 농땡이 부리는 ‘게으른 천재들’보다 박종윤 같은 선수가 경기에 뛰는 게 맞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리고 박종윤은 이날도 1-0으로 앞선 1회 2사 1·2루 첫 타석부터 좌전적시타를 터뜨리며 감독의 칭찬에 화답했다.
사직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