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Test Drive] ‘끼이이이익∼’ 드리프트 쾌감, 한 번 빠지면 헤어나질 못할걸?

입력 2012-07-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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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 서킷에서 진행된 토요타86 테스트 드라이브에서 장주석 프로가 드리프트 시범을 보이고 있다. 장 프로는 순정 상태에서 이만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스포츠카는 드물다며 토요타 86을 극찬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스포츠동아 서킷에서 진행된 토요타86 테스트 드라이브에서 장주석 프로가 드리프트 시범을 보이고 있다. 장 프로는 순정 상태에서 이만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스포츠카는 드물다며 토요타 86을 극찬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토요타 86(수동)

스포츠동아가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방식의 시승 평가 ‘스포츠동아 리얼 테스트 드라이브’를 기획했다. 3명의 전문가들이 각각 한계 주행, 스포츠 주행, 일반 주행이라는 타이틀에 맞춰 입체적인 평가를 한다. 일반 도로는 물론이고 레이싱 서킷이라는 극한의 공간 속에서 차량의 운동 성능, 코너링, 브레이크, 핸들링 등 각종 성능을 종합 평가한다. 독자들이 신차를 선택할 때 참고해도 좋을 내용들이다. 리얼테스트 평가단이 선택한 세 번째 차는 후륜구동 스포츠카 ‘토요타 86’이다.

▶ 토요타 86(수동) 4인4색 시승기

아무나 다룰 수 없는, 그래서 더 소유하고 싶은 거친 야생마. ‘토요타 86’은 자동차 키를 주머니에 넣고 있는 것만으로도 프로 레이서가 된 듯한 만족감을 주는 특별한 자동차다. 일반인들도 쉽게 스포츠 드라이빙과 드리프트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비슷한 가격대의 후륜 구동 스포츠카 중 튜닝을 거치지 않은 순정 상태에서 이만큼 짜릿한 드리프트를 즐길 수 있는 차는 ‘단연코’ 없다. 드리프트는 뒷바퀴를 미끄러뜨려 높은 속도를 유지하면서 코너를 빠져나가는 기술이다. 드라이버가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쾌감 중 하나가 바로 드리프트다. 이 때문에 드리프트는 트랙 위의 예술, 모터스포츠의 꽃이라 불린다. 리얼 테스트 드라이브 평가단과 특별한 게스트가 이 차의 진짜 매력을 속속들이 끄집어내봤다.

■ 한계주행

레일을 달리는 듯한 코너링에 ‘깜짝’
절묘한 무게균형…오버스티어 완화


● 프로레이서 장순호 “스포츠 드라이빙엔 딱”

직선주로에서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역동적인 배기음을 내며 너무나 안정적인 느낌으로 가속된다. 2000cc 차량의 출력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낮은 RPM에서 높은 RPM까지 균일한 가속 성능을 보여준다. 기어 변속의 반응속도는 레이싱카와 흡사한 수준이다.

제원상 20.9kg/m라는 토크가 무의미할 정도로 가속 페달의 응답성 또한 빨랐다. 덕분에 코너링 탈출 가속은 모자람이 없다. 출력이 조금만 더 올라갔다면 100점 만점에 100점을 주고 싶은 차량이다. 또 가장 놀라웠던 점은 완벽한 코너링 밸런스다. 코너에서 타이어가 미끄러지지 않게 주행하는 그립주행을 하면 마치 레일을 달리는 듯 믿기지 않을 만큼 안정적인 코너링을 느낄 수 있다. 불규칙적인 오버스티어와 언더스티어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에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후륜구동의 전형적인 오버스티어 성향이 강하긴 하지만 차량의 완충장치와 전체적인 무게 균형의 우수성 때문에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기에 손색이 없다. 3단계로 나눠지는 전자 컨트롤 제어장치는 누구나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영역을 정확하게 구분해주어 드라이버 취향에 맞는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 제동 능력 또한 뛰어났다. 서킷을 고속으로 쉬지 않고 주행하며 여러 차례 급제동해도 브레이크의 성능 변화가 없었다. 고속 주행 중 강한 브레이킹을 할 경우에도 안정적인 제동 밸런스를 보여줬다.


프로레이서 장순호= 카레이서 경력 19년. ‘2010한국모터스포츠 대상’ 올해의 드라이버상 브론즈헬멧 수상. ‘2010 제네시스쿠페 챔피언십 클래스’ 챔피언.




■ 스포츠주행

게임 같은 주행…어떤 길이든 ‘짜릿’
스포츠주행시 ‘연비 급감’ 감수해야



● 김기홍 편집장 “만화속 주인공이 된 듯한 즐거움”

드리프트를 소재로 한 일본의 대표적인 레이싱 만화 ‘이니셜D’. 두부를 배달하는 주인공 타쿠미가 한계령과 미시령 같은 꼬불꼬불한 일본 각지의 도로에서 경쟁자들과 불꽃 튀는 경주를 펼친다는 내용이다. 드리프트 마니아들 사이에선 교과서와 같다. 영화와 애니메이션, 레이싱 게임에서도 히트를 쳤다. 만화에 등장하는 토요타 구형 스포츠카 ‘AE 86’이 20여 년만의 업그레이드 돼 출시된 것이 바로 토요타 86이다.

감성을 자극하고 군더더기 없는 강렬한 외관은 스포츠카로 부족함이 없다. 실내는 운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최대한 치장을 절제했다. 고속주행시 안정감을 더해주는 낮은 차체와 200마력대 후륜구동에 적합한 53-47의 무게 배분이 인상적이다. 직관적이고 민첩한 핸들링이 가능해진다.

스포츠 드라이빙의 핵심은 빠르고 안정된 코너링 탈출 능력이다. 잘 서고 잘 돌아나가야 한다. 국산차와 굳이 비교하자면 제네시스 쿠페가 경쟁 상대다. 제원상 수치에서는 제네시스 쿠페가 다소 앞서지만 랩타임 1초를 줄이는 건 적어도 이 차에선 의미가 없다. 어떤 길을 선택하든 운전대를 통해 전해오는 일체감이 드라이빙의 진정한 즐거움을 제공한다. 말 그대로 ‘펀(FUN)펀(FUN)한’ 차다. 이 차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싶다면 승차감이나 흔한 편의장비는 포기해야 한다. 공인연비는 11.8km/L이지만 스포츠 주행시 연비는 리터당 5∼7km로 낮아진다는 점도 받아들여야 한다.


김기홍= 카트, 포뮬러 1800, 투어링카 등 다수의 자동차경주 대회 출전. 모터스포츠 전문 온라인 매거진 지피코리아(GPKOREA.COM) 편집장.

■ 드리프트체험

드리프트 숙달 위한 교과서적인 차량
드라이빙 즐거움 ‘한 단계 진화’ 특권


● 원성열 기자 “길들여보고 싶은 거친 야생마”

이 차로 드리프트를 시도해보지 않고서는 토요타 86을 시승했다고 말할 수 없다. 누구나 인정할 만한 드리프트 전문 드라이버의 도움이 필요했다. 섭외 끝에 프로 드리프트 챔피언 장주석이 테스트 드라이버로 나섰다.

먼저 기본적인 원선회와 8자 드리프트를 동승해 체험했다. 1단 기어를 넣은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밟아 RPM을 올리고, 클러치에서 발을 떼자마자 허무할 정도로 쉽게 타이어의 마찰음과 자욱한 연기를 만들어내며 회전하기 시작했다. 차 안에 앉아 있는 느낌은 그저 고속 회전 구간을 통과하는 정도로 편안하고 부드러웠다.

이제 직접 드리프트를 배워 볼 차례다. 드리프트의 가장 기초 단계인 원선회를 시도했다. 핸들을 왼쪽으로 최대한 돌린 뒤 클러치 페달을 밟아 1단 기어를 넣고 가속 페달을 밟아 RPM을 6000이상으로 올린 상태에서 클러치를 떼는 순간 차량 후미가 미끄러지며 회전하기 시작한다. 정면을 본 상태에서 차가 90도 정도 회전했을 때 핸들에서 손을 떼면 핸들이 제 자리로 돌아오고, 이 때 가속 페달을 밟아주면 차는 미끄러지며 원을 그린다.

토요타 86과 두어 시간을 씨름한 후에야 겨우 흉내라도 낼 수 있었다. 최소한 석 달은 연습해야 기본 원선회와 8자 그리기가 가능해진다는 것이 장주석 프로의 설명. 이처럼 토요타 86을 소유한다는 것은 한 단계 진화한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특권을 얻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성열= 스포츠동아 자동차 담당 기자. 한국자동차경주협회 드라이버 C라이센스 보유.

■ 스페셜게스트


무개조 상태로도 드리프트 주행 가능
차체 가볍고 전체적인 밸런스도 우수


● 드리프트 챔피언 장주석이 본 토요타86

드리프트에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항목인 핸들의 조향각(핸들이 돌아가는 각도)이 잘 나온다. 일반 차량보다 5도만 더 돌아가도 드리프트를 쉽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차량 무게가 적게 나가고 기본적인 차량 바디의 강성이 좋아서인지 가속페달 반응과 드리프트시의 움직임이 매우 좋았다. 드리프트 조작의 필수인 핸드 브레이크의 위치는 다소 아쉬웠지만 응답력은 매우 뛰어났다. 기본적인 원선회와 8자 드리프트를 시도하면서 정말 재미있는 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본적으로 드리프트를 즐기려면 2천∼3천만 원의 튜닝 비용이 필요하지만 토요타 86은 순정 상태로도 충분히 드리프트를 배워나갈 수 있다.

유일한 비교 상대인 제네시스 쿠페 2.0과 비교하면 장점이 두드러진다. 제네시스 쿠페는 가속페달 반응이 느리고 차가 상대적으로 무겁다. 이 때문에 드리프트를 즐기려면 출력을 올리는 튜닝을 해야 한다. 차량의 밸런스에서도 차이가 난다. 토요타86은 드리프트 움직임시 하체의 밸런스가 정교하게 유지된다. 기본적인 프레임의 단단함 덕분이다. 차량의 전체적인 밸런스를 이 정도로 갖춘 차가 출시됐다는 것이 반갑다.


프로레이서 장주석= 2011년 DDGT 드리프트 프로클래스 종합 준우승, 2012 DDGR 드리프트 프로클래스(D1 부문) 1라운드 우승.



■ 장순호의 ‘스포츠동아 서킷’


● 롤링 스타트 서킷 랩타임:
토요타 86= 1분40초03

● 서킷 특징: 중저속 코너로 이루어져 있으며 헤어핀코너와 S자 연속코너가 많아서 차량의 코너링 성능에 따라 기록 차이가 많이 나는 서킷이다. 서킷 길이 1바퀴=3km. 전체 코너는 9개(헤어핀 2개, S코너 2개, 고속 코너 2개, 저속 코너 3개).

● 테스트 날짜: 6월26일 날씨: 맑음/ 온도: 30도/ 서킷 테스트 시간: 오후 1시


■ 토요타 86(수동) 스펙


배기량: 1998cc / 공차중량: 1240kg

연료: 가솔린 / 연비: 11.8km/L

최대출력: 203마력, 7000rpm

최대토크: 20.9kg.m/6,400∼6,600rpm

구동방식: 후륜구동

변속기: 6단 수동 변속기

엔진: 가솔린 4기통 수평대향 16밸브 DOHC

승차정원: 4인승

가격: 수동 3890만원, 자동 4690만원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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