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성, 돌연 나지완 조롱글 ‘김현수 갈등’에 기름 부은 꼴

입력 2012-07-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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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광주에선 KIA 나지완(왼쪽 3번째)과 두산 프록터 사이에 촉발된 빈볼 시비로 인해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졌다. 그리고 속개된 경기 도중 두산 김현수는 외야에서 중·고교 2년 선배인 나지완에게 욕설을 했다. 급기야 5일 두산 고창성이 SNS를 통해 나지완을 조롱하면서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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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광주구장에서 벌어진 두산과 KIA의 벤치클리어링은 이틀이 지난 후에도 결코 작지 않은 후폭풍을 일으켰다. 팬들은 그라운드에서 욕설을 한 두산 김현수(24)를 비난했다. 또 다른 팬들은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은 KIA 나지완(27)을 성토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두산 투수 고창성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지완을 비꼬고, 조롱하는 글을 올려 갈등을 키웠다.


○정중하지 못했던 사과

5일 나지완은 전화통화로 “많이 힘이 든다”고 밝혔다. 벤치클리어링은 한 시즌을 치르면서 종종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단체 스포츠인 야구에서 벤치클리어링은 양 팀간의 갈등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기능(전기)을 담당하기도 한다. 그러나 김현수는 3일 벤치클리어링이 끝난 뒤 신일중·고교 2년 선배이기도 한 나지완에게 “야, 이 ○○ ○○○”라고 욕설을 했다. 두산 측은 “김현수가 매우 흥분한 상태였고, 전화로 사과하려 했고, 그 다음날 그라운드에서 다시 사과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후배가 타 팀 선배에게 오해를 풀고 싶을 때는 정중히 상대 라커룸을 찾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방법이다. 김현수는 4일 경기 전 김승호 두산 운영팀장과 함께 (광주구장 그라운드 내 배팅케이지에서) 타격훈련 중인 나지완을 찾아가 사과했다. 훈련시간이었고, 취재진이 지켜보는 앞이었다. 나지완은 고개만 살짝 끄덕인 후 라커룸으로 돌아갔다. 한 관계자는 “김현수가 나지완 뒤를 따라 라커에 들어가서 다시 사과했다면, 빨리 갈등이 봉합될 수도 있었다”고 안타까워했다.


○SNS 이용한 황당한 조롱

한쪽은 사과를 했고, 상대편은 화가 풀리지 않은 평행선상에서 두산 고창성은 난 데 없이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지완을 조롱했다. 3일 TV 중계 당시 화면을 통해 프록터가 말한 것으로 오해를 받았던 인종차별적 단어를 나지완과 함께 거론하는 글이었다. KIA 구단 관계자가 문제의 글을 확인하고, 곧장 두산 구단 직원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했다. 두산 주장 이종욱은 5일 오후 경기가 우천 취소돼 광주에서 서울로 이동하기 전 고창성을 강하게 질책하고, 선수단 전체 미팅을 통해 단속에 나섰다고 한다. 그러나 이미 더 큰 갈등을 만든 뒤였다.

이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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