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소모품? 300만원짜리도 있다!

입력 2012-07-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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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뮤지션들이 즐겨 쓰던 고가의 커스텀 이어폰을 찾는 일반 음악 애호가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가수 이승철이 미국 웨스톤랩스사의 커스텀 이어폰 ES5를 착용한 모습. 사진제공|사운드캣

■ 내 귀만을 위한 명품 ‘커스텀 이어폰’을 아시나요?

귀본 떠 수작업…스피커 원하는대로
이승철·조용필 등 뮤지션들 단골품

외부소리 차단하고 사운드도 섬세
“고가 불구 일반 음악애호가도 구입”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이어폰.’

남다른 사연이 있는 이어폰이어서 그 소중함을 비유적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정말 딱 사용자 한 사람에게만 맞는 이어폰이다.

바로 ‘커스텀 이어폰’. 사용자의 귀본을 뜬 뒤 그 모양에 맞춰 손으로 깎아 제작을 하고, 안에 들어가는 스피커 역할을 하는 듀서 역시 원하는 대로 설치해 주는 100% 맞춤형 이어폰이다. 정식 명칭은 ‘커스텀 인 이어 모니터’(CUSTOM IN-EAR MONITORS).

원래는 가수나 연주자들이 무대에서 사운드를 정확히 듣기 위해 사용하는 프로뮤지션용 장비다. 한때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던 ‘소녀시대 이어폰’이나, ‘K-POP 스타’에서 심사위원 보아가 착용했던 큐빅이 잔뜩 박혀 있던 이어폰이 바로 커스텀 이어폰이다.

커스텀 이어폰은 무대에 서는 뮤지션에게는 필수적인 장비다. 조용필, 이승철부터 빅뱅, 소녀시대, 카라, 2PM과 같은 아이돌 그룹에 이르기까지 많은 가수들이 자기 취향에 맞는 커스텀 이어폰을 쓰고 있다.

그런데 ‘나는 가수다’의 출연진이나 쓰는 것으로 여겨졌던 커스텀 이어폰을 이제는 일반 음악 애호가들도 찾고 있다. 매장을 찾아와 귀본을 뜨고, 좋아하는 디자인, 색상, 장식을 결정한 뒤 다시 4∼6주를 기다려 완성된 이어폰을 받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커스텀 이어폰을 판매하는 사운드캣의 박세원 과장은 “전문 뮤지션들뿐만 아니라 일반 고객도 늘었다”며 “일반 이어폰과는 비교할 수 없는 고가인데도 귀본을 뜰 수 있는 서울 종로와 용산 매장에 음악인 외에 일반 음악 애호가들이 일주일에 서너명은 찾아온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사운드캣에 따르면 2010년만 해도 커스텀 이어폰 부문의 매출이 7000만원 정도였는데, 지난해 1억5000만원, 올해는 3억원을 예상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 강력한 차음성…최고 300만원 넘기도

커스텀 이어폰의 가장 큰 특징은 개인의 귀본을 떠서 만드는 만큼 어떤 이어폰보다 자신의 귀에 꼭 들어맞는다는 점이다. 귀에 딱 맞다 보니 외부 소리를 차단하는 차음성이 뛰어나고, 사운드도 음역에 맞춰 세분해 들려주기 때문에 섬세하면서도 정확하다.

또한 ‘커스텀 아트’라고 이어폰을 자기 취향에 맞게 꾸밀 수 있어 남에게는 없는 ‘나만의 이어폰’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100% 수작업이고 내부에 고가의 BA듀서를 사용자가 원하는만큼 장착하기 때문에 가격은 일반 이어폰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싸다.

현재 국내 수입되는 제품 중 최고가는 미국 로지텍사의 UE18 PRO 모델. 무려 209만원이다. 자신이 원하는 커스텀 아트를 추가할 경우에는 300만원이 훌쩍 넘어간다.

가수 이승철이 사용하는 미국 웨스톤랩스사의 ES5는 가수들이 블라인드 청음 테스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준 모델이다. 가격은 139만원.

빅뱅, 카라, 쥬니엘, 싸이, 김종서는 영국 ACS사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라디오헤드, 보노 등의 팝스타가 애용한다. 이 회사 제품은 유일하게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사운드캣에서 제작하고 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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