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그 킴브렐, 새로운 ML ‘수호신’으로 급부상

입력 2012-07-16 14:4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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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로야구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마무리 투수 크레이그 킴브렐(24)이 새로운 ‘수호신’으로 떠오르고 있다.

킴브렐은 6일(이하 한국시각)까지 총 35경기에 등판해 0승 1패 27세이브와 1.29의 압도적인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마무리 투수인 점을 감안해도 매우 뛰어난 수치.

세부 성적을 파고들면 킴브렐이 얼마만큼 대단한 시즌을 보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킴브렐은 현재 이닝 당 단 0.69명의 주자만 내보내고 있다. 또한 0.118의 피안타율은 물론 피출루율 0.186과 피장타력 0.140을 도합 0.312의 피OPS를 기록하고 있다.

이를 타자의 입장으로 바꿔 말하면 평균적으로 내셔널리그의 타자는 킴브렐을 만날 경우 OPS 0.312의 타자로 변하게 된다는 뜻. 수비에 중점을 둔 선수를 제외하면 OPS 0.800 정도는 돼야 안정적으로 주전 선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OPS 0.312를 기록하는 타자는 후보 선수로 조차 로스터에 남아있기 힘들다.

킴브렐의 성적은 비율이 아닌 누적 성적으로 봐도 감탄할 수밖에 없다. 킴브렐은 현재 총 35이닝을 투구하며 62개의 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이번 시즌 잡은 아웃 카운트 중 60%는 삼진이었던 셈.

비록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한 마무리 투수로서의 성적이지만 9이닝 당 삼진 개수는 15.9개에 이르고 있다. 역대 단일 시즌 규정이닝을 채운 선수 중 9이닝 당 삼진 개수 1위가 2001년 랜디 존슨이 세운 13.4개임을 감안할 때 실로 놀라운 수치.

이에 비해 마무리 투수로서 가장 피해야 할 블론 세이브는 단 1개. 28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27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 유일한 블론 세이브는 지난 5월 3일 필라델피아 필리스 전에서 기록했고, 1패는 지난달 29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전 동점 상황에서 등판 했을 때 당했다.

사실 킴브렐의 이와 같은 놀라운 활약은 어느 정도 예견 돼 있었다. 킴브렐은 지난 2010년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를 옮겨 다니며 21경기에서 20 2/3이닝 동안 단 1자책점만을 내주며 평균자책점 0.44를 기록했다. 다시 말해 싹수가 보였던 것.

이어 지난해에는 확고한 주전 마무리로 자리 잡은 뒤 79경기에서 77이닝을 던지며 46세이브와 2.1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내셔널리그 신인왕은 당연히 그의 몫이었으며 생애 첫 올스타에 선정됐고 나아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과 MVP 투표에서도 득표하는 등 자신의 가치를 맘껏 뽐냈다.

킴브렐이 주로 던지는 공은 90마일 후반대의 패스트볼과 80마일 중후반대의 브레이킹볼. 본인은 커브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슬라이더라는 의견 역시 많은 편이다. 5피트 11인치로서 180cm가 채 되지 않는 키에 독특한 폼까지 지닌 채 광속구를 뿜어내고 있는 것.

때문에 킴브렐의 장래에 대해 걱정하는 의견 역시 적지 않다. 체구가 작기 때문에 롱런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과 투구 폼이 독특하기 때문에 부상의 소지가 있다는 것. 하지만 킴브렐 이전에 애틀란타의 마무리를 맡은 빌리 와그너는 킴브렐보다 더 작은 체구로 더 빠른 공을 던지면서도 16년 간 선수 생활을 영위했다. 물론 와그너는 매우 높은 패스트볼 구사율을 기록하기는 했다.

킴브렐은 던지는 팔은 다르지만 마무리 투수 보직과 작은 체구, 광속구, 독특한 폼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에서 ‘우완 빌리 와그너’로 불리기도 한다.

이제 막 프로 생활을 시작한 것이나 다름없는 킴브렐. 지금과 같은 광속구와 날카로운 브레이킹볼을 계속해 뿌릴 수 있다면 10여년 후 통산 422세이브와 마지막 시즌에도 37세이브와 1.4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후 정상에서 은퇴한 와그너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지 않을까?

동아닷컴 조성운 기자 madduxl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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