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인 타격 페이스로 소속팀 LA 에인절스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마이크 트라웃(21)이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트라웃은 24일(이하 한국시각) 경기까지 총 75경기에 출전해 0.357의 타율과 15홈런 47타점 71득점 31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팀의 1번 타자로서 빠른 발을 이용해 활력을 불어넣는 것은 물론 109개의 안타 중 39개가 장타일 정도로 뛰어난 장타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팀의 외야 수비를 책임져야 하는 중견수로서 몸을 날리는 허슬 플레이는 부상을 우려할 정도로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벌써부터 ‘미키 맨틀을 보는 듯 하다’며 설레발을 치고 있다. 맨틀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재능을 지녔다고 평가받는 선수로 트라웃과 같은 잘치고 발 빠른 중견수였다.
메이저리그에서 한 선수가 신인왕과 MVP를 독식한 ‘사건’은 딱 두 차례 있었다. 지난 1975년 보스턴 레드삭스의 프레드 린과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의 이치로 스즈키.
이러한 대기록에 트라웃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재 아메리칸리그 신인 중 트라웃과 비견될 선수는 없다. 신인왕은 따 놓은 당상.
MVP 역시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트라웃은 시즌이 진행될수록 뛰어난 타격을 보이고 있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9일 볼티모어 오리올스 전부터 12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 중이다.
몸을 사라지 않는 허슬 플레이 때문에 부상을 당하지 않는 한 큰 성적 하락 요소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1:3에 가까웠던 볼넷, 삼진 비율 역시 이번 시즌에는 1:2 수준 정도까지 보완 한 모습.
볼넷, 삼진 비율이 크게 무너지지 않는 한 공을 배트에 맞히는 능력과 공을 멀리 보낼 수 있는 능력, 빠른 발을 동시에 보유한 트라웃의 타격 페이스는 쉽게 무너지지 않을 듯 하다.
트라웃의 미친 듯한 타격 페이스와 살아난 앨버트 푸홀스 덕에 소속팀 LA역시 5할 승률을 훌쩍 넘기며 시즌 초반 부진에서 벗어나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1위를 달리고 있다.
메이저리그 MVP 투표가 팀 성적을 중요시 여기는 것은 분명하지만 일단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지구 1위 팀과 와일드카드로 오른 팀 간의 차별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트라웃은 전반기가 끝나갈 시점에서 뉴욕 양키스의 로빈슨 카노와 텍사스 레인저스의 조쉬 해밀턴에 이어 아메리칸리그 전반기 MVP 3위에 선정됐다.
가장 강력한 MVP 후보였던 해밀턴은 타격 페이스 저하 때문에 밀려나고 있는 입장이고 카노 역시 아메리칸리그 승률 1위 팀 뉴욕 양키스의 타격을 주도하고는 있으나 트라웃 만큼 폭발적인 모습은 아니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인 트라웃이 이치로에 이어 11년 만에 큰 사고를 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 또한 후반기 메이저리그 관전에 큰 재밋거리가 될 것이다.
동아닷컴 조성운 기자 madduxl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